대한유화 노사는 최근 올 임금을 기본급대비 4.7%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
했다.

노사가 기업을 살리자며 자율적으로 임금을 동결한지 3년만이다.

투자자유화가 몰고온 악몽을 털어내고 마침내 정상을 되찾은 것이다.

대한유화의 지난3년은 한마디로 "악몽의 세월"이었다.

지난해 8월21일 법정관리를 신청, 업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수직계열화를 위해 나프타분해공장건설에 투입한 3천억원의 금융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만것이다.

국내최대이자 최초(70년)로 설립된 합성수지회사로서의 명예와 자존심이
하루아침에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곤두박질쳐온 대한의 경영이 경기회복에 맞춰 급속도로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

올 매출을 연초에 잡았던 것보다 5백억원이 늘어난 3천5백억원으로 수정
했다.

적자도 3백억원수준으로 줄였다.

매출 2천5백억원에 1천2백억원의 적자를 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마디로
"이변"이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업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업체마다 올하반기 목표수정에 부산한 모습이다.

한양화학은 상반기에 달성한 흑자전환의 여세를 몰아 1백억원이상의 순익을
올리겠다며 영업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조원대 기업에 걸맞는 위상을 되찾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2년연속 적자에서만은 벗어나자"던 올초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이제는 어디서도 찾아볼수가 없다.

유공도 투자자유화이후 첫 흑자달성전망으로 활기에 넘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전체매출의 60%에 이르고 있는 방향족의 가격폭등으로 순익이 5백억원상당
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년동안 계속된 적자의 늪에서 탈출, 자생의 길을 걷겠다며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석유화학부문 매출도 당초보다 1천5백억원이 늘어 처음으로 1조원대 기업
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4천2백10억원으로 바닥에 떨어졌던 매출을 다시 5천
3백억원대로 끌어올릴 채비이다.

지난해 3백억원을 웃돌았던 적자에서 탈출, 흑자기업으로 변신한다는 방침
이다.

국내 최대기초유분업체로서의 지난날 영광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호남석유화학도 현재의 가격추세로 볼때 올해에는 흑자를 달성, 롯데그룹의
주력제조업체로서의 명성을 되찾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처음으로 4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여천단지내 최대합성수지업체로서
면모를 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럭키석유화학은 월별로는 지난달에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4천억원을 들여 완공한 연산 40만t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을 가동한지
3년2개월만이다.

올들어 적자가 지난해의 절반이하인 월20억원수준으로 줄어들더니 결국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같은 회복여세를 몰아 럭키는 올해 영업손익이 처음으로 균형을 이룰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참여업체들의 경우 엄청난 감가상각부담에도 불구하고 경영여건이
몰라보게 호전되고 있다.

경기회복에 맞춰 올 목표를 확대수정하기에 부산한 모습이다.

현대석유화학은 이현태회장의 지시로 올 매출목표를 당초보다 3백억원
늘려 잡았다.

적자도 2백억상당을 줄여 4백억원선으로 감축했다.

"만성적.구조적 적자기업"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도 매출목표를 당초보다 2백억원 늘려 4천8백억원으로 수정
했다.

적자도 6백억원에서 4백억원수준으로 2백억원을 줄였다.

석유화학업계에 또다시 흑자시대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

유화산업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도약할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김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