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당초의 예상을 깨고
CEO교육에 들어간 임원들 전원에 대한 경영일선복귀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과정의 CEO교육이 시작되면서 모두 1백30여명(이중
일부는 교육기간중 복귀)의 임원이 대거 용인연수원에 입소,보직을 잃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이 메움으로써 교육을 마친후 이들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이뤄질지에 무엇보다 큰 관심이 모아져 왔다.

특히 삼성그룹은 그동안 이건희회장이 삼성을 망치고있다고 질타한 "관리"
출신이거나, 국제화와 질위주경영을 중심으로한 "신경영"에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중점교육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힘으로써 교육에 들어간
임원들의 상당수가 도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따라
교육대상 임원들 스스로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 임원이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었다.

삼성그룹이 이번에 교육을 마친 임원들을 모두 복귀시킨 것은 이같은
부작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의 구상대로 일부 임원을 정리하는
경우 조직의 동요가 심화돼 불필요한 경영손실이 우려되고 이건희회장이
주도하는 신경영의 본뜻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CEO교육파견에 대한 "정리차원의 인사"라는 안팎의 시각은
상당히 완화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교육을 앞두고 있는 나머지 임원들의
불안감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EO교육이수자에 대한 전원복귀가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각 계열사별로 진행될 이들 임원들의 후속보직인사를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교육을 마친 임원들의 원래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으로 채워져 있고 빈 자리가 별로 없어 대부분 당장 보직을
받을 자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국제화역량배양이라는 CEO교육의 취지를 살려 교육을 마친
임원들을 대거 해외분야및 생산현장에 투입함으로써 이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이들의 보직을 마련하기 위한 각 계열사별 조직개편
이 이뤄지면서 기존 경영조직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결국 이 과정에서
일부 임원들에 대한 "자연스러운 정리"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