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6년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을 앞두고있는 국내유통업계는 우리보다
앞서 시장을 개방한 대만에서 다국적 유통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관련,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86년 유통시장을 개방한 대만의 경우 다국적 유통업체가 안정된
시장기반을 갖고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마크로,프랑스의 카푸등 창고형 도소매업체들은 최근
국내에서 부지를 매입하는등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과 상품구성,뛰어난 경영기술을 고루 갖춘 이들은 백화점
슈퍼마켓등이 따라오지 못하는 낮은 가격과 한자리에서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원스탑쇼핑을 무기로 국내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크로 카푸등 외국유통업체에 주도되는 대만의 디스카운트스토어업계
에서는 현재 30개 이상의 점포가 성업중이며 시장규모도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88년 대만 네덜란드 태국의 3국 합작으로 설립된 대만마크로는
7개점을 개점했으며 92년 1백50억대만달라(한화 4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분야의 선두주자다.

대북시 내호구 안강로에 4천평 규모의 대형매장을 갖춘 마크로 내호점은
디스카운트스토어의 전형적인 점포.

마크로 내호점은 도심보다 부동산가격이 싼 교외주택가에 자리잡은 대신
4백-5백여대의 자동차가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야외주차장을 확보,맞벌이
부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마크로의 고객들은 카트를 이용,랙위에 가득 쌓인
생필품들을 저가로 대량 구매하고 있다.

마크로는 중산층을 겨냥한 생활용품,주방잡화,문구,완구등 중저가 생필품
들을 박스단위로 판매하는 한편 악세사리,시계,팬시용품등은 별도의 전문
매장을 마련해놓고 있다.

대북시 돈화북로에서 편의점 에이엠피엠을 운영하고 있는 치유펭씨(30.녀)
는 "1달에 1번정도 마크로를 찾으며 주로 식품류를 구입하고 있다"며
마크로사가 주택가에 위치한 소매점포를 대상으로 도매상의 기능도 겸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시 남항구에 자리잡은 카푸 남항점은 세계 최대의 완구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와 손을 잡고 연계매장을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부모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토이저러스매장내에 위치한 완구를
구경하거나 게임룸에서 장난감을 직접 작동해보며 놀 수 있다.

지상1층 지하1층으로 구성된 카푸 남항점은 교외에 위치한 마크로내호점
과는 달리 도심속에 자리잡아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 매장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상품구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카푸는 이를 보완하기위해 소비자가 구매하기 편리하도록 포장단위를
소용량화했으며 낱개판매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하층은 운동화,구두 등 신발류를 특화했으며 완구등은 벌크로
진열,충동구매를 유발하고 있다.

78년 통령그룹과 손을 잡고 대만에 진출했던 프랑스 카푸사 역시
현재7개의 매장을 개점해놓고 있다.

지난 86년 유통시장 개방이후 대만의 백화점,편의점,슈퍼마켓등
유통업계는 외국업체에 안방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판매제품의 절반가량이 수입상품들이며 이때문에 가전업계등 제조업체들이
외국제품의 수입대리점으로 전락하는등 대만 유통업계의 현실은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을 앞둔 우리에게도 곧 다가올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업계관계자들은 국내에서도 소득세 부가가치세등 세제부문의
개혁을 통한 무자료거래의 단절과 대형물류센터건립을 위한 정부지원의
확대등 유통산업의 체질강화를 통한 시장개방에의 대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