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부가 9일 대법원 판결취지를 살려 생수의 국내시판 조기허용방침을
밝히자 이에따른 수질기준제정및 관련업계의 동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1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생수시장에 참여하려는 외국업체들도
상륙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바야흐로 물맛과 가격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보사부 방침 ]]

서상목 보사부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정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내
생수시판 허용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서장관은 "대법원 판결이 없더라도 생수시판 문제를 결정하려고 했다"며
"맑은 물 공급대책과 연계해 생수시판 허용을 검토해왔던게 보사부의 입장"
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보사부가 생수 수질기준과 업체시설기준을 마련, 입안예고해
공청회등 여론수렴과정과 법제처 심의절차를 거치면 생수시판은 적어도
5월이전, 빠르면 다음달중 공식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보사부가 개정할 관련 규정은 전량수출 조건으로 생수제조업체를 허가한
보사부 고시 87-44호.

식품위생법상 광천음료수로 규정(22조)된 생수는 시행령에서 광천음료수
제조업은 "지하암반층이하의 원수를 취수해 정수처리등을 통해 음용에 적합
하게 제조하는 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사부는 이를 근거로 기존 생수업체에 국내판매금지와 대중광고금지등 두
가지 조건을 붙여 허가를 내줬다.

때문에 보사부는 이같은 허가조건을 풀면 기존 업체는 자연적으로 합법
영업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도 일정한 경과기관내 새로 마련되는 수질.시설기준에
맞도록 해야하며 이를 어길 경우 제재를 받게 된다.

또 보사부는 대중광고는 국민감정을 고려,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대중매체를 통한 생수광고는 할 수 없게 된다.

이와함께 과거 생수허용 문제가 거론될 때 제기됐던 생수용기의 규격제한
은 없을 것이라고 보사부 전계휴위생국장은 밝혔다.

생수에 관한 수질기준이 없다는 표면상의 이유로 외국산 생수의 국내시판
을 금지해온 보사부는 이번에 생수수입에 대해서도 국산과 똑같이 허용할
방침이다.

[[ 업계동향 ]]

지난 76년 국내최초로 다이아몬드정수(주)가 주한미군용으로 생수를 팔기
시작해 현재 풀무원샘물 일화 진로종합식품 스파클등 14곳이 공식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허가업체의 작년 매출액은 24만3천톤, 3백36억원어치로 이중 수출은
2.7%에 불과했고 나머지 97.3%가 내수용이었다.

또 1백여개의 불법생수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 생수시장은 현재
8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시판이 공식허용돼 수요가
늘 경우 생수시장은 1천억원 규모로 늘어나 기존.신규업체간에 "물팔기"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기존이 생수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벌써부터 시설확장과
판매망 정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생수시판 허용에 대비,채비를 갖춰온 삼성 선경 롯데 한진등
대기업들은 대부분 이미 경기 강원 충청지방등에서 수맥을 찾아 시설을
준비한 상태다. 시설만 가동해 물만 퍼올려 팔기만 하면 되는 "출발신호
대기" 상태인 것.

이중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 제일제당 두산음료와 조선맥주 보해소주등
음료.주류회사들은 병박스 운송차량과 유통망을 갖춰 조건이 유리하다.

또 정관을 개정, 생수시장 참여를 공식선언한 농심을 비롯해 삼양식품
크라운제과 종근당 유한양행등 식품.제약업계도 이미 깔린 판매망을 무기로
생수시장에 뛰어들 움직임이다.

또 신세계백화점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생수시장 참여를 노리고 시장조사를
하고 있어 생수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과당경쟁이 되다보면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싼 값에 생수를 마실
수도 있다.

결국 생수업체들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운송비를 어떻게
줄이느냐에서 생존결판이 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 외국업체 움직임 ]]

한국생수시장을 겨냥, 프랑스의 유명생수업체인 에비앙과 볼빅, 러시아
중국등의 관련업체가 이미 시장조사를 끝내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외국업체보다 지리적으로 유리한 북한의 금강산국제무역공사는
해외교포와 손잡고 남한에 "금강산샘물"을 팔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외국산 생수는 운송비가 많이 들어 국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며
어느 식품보다 신토불이가 중요시되는 물맛에서 차이가 나 일부 계층을
제외하곤 시장대중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문제점 ]]

보사부는 현재 생수에 적용되는 수돗물 수질기준(세균염소처리 제외)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생수수질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수업계는 선진국의 예를 볼 때 살균이 되지 않은 물엔 유해하지
않은 일반세균이 많기 마련인데 수질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
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충북초정리 경기장흥.가평등 물좋기로 유명한 곳엔 생수파이프가
줄줄이 박히고 있어 지하수 고갈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밖에 수돗물이 좋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수시판이 허용될 경우 일어날
위화감 역시 정부가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