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을 담은 사례집을 내놓았다. 화제의 책은 팔기회(회장 남재우)가 펴낸
"재기하는 기업인".
김중섭 장영해운 전사장(현 전무) 김흥중 목화정밀사장등 15인은 이 책에
서 이구동성으로 "부도직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자살이었다. 그러나
곧 이 회사는 내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의 생계가 걸린 사회적
운명체임을 깨닫고 다시 일어설 각오를 다졌다"고 말하고 있다. 비온 뒤에
땅이더 굳어졌다는 얘기.
이들이 기업생명의 끝이라는 부도에 이른 내력도 가지가지이다. 제품 수송
을 위해 구입한 봉고차 한대의 사고가 일파만파로 번져 부도를 낸 회사,
정치권에 발이 넓다는 말에 현혹돼 동업관계를 맺었다 회사를 송두리째
뺏기고 그 송사가 부도로까지 이어진 회사등 천차만별이다.
이런 특수한 사정외에도 외형성장이 운영자금난으로 직결되거나 경기변동
에 취약한 중소기업 나름의 어려움이 의외로 크더라고 털어놓았다.
"원없이 올라갔다 밑바닥까지 가보았다"는 이들이 실패담 이랄 수도 있는
부도경험을 낱낱이 적어낸 까닭은 동료기업인들이 이를 거울삼아 경영에
매진해주길 바라는 뜻이라고. 부도발생후 도피하지 말고 채권단을 만나
반드시 벌어서 갚겠다는 문제해결식의 자세를 가지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팔기회에 가입한후 자신의 실책을 되돌아볼 기회를 가졌다는 이들은 지금
사장에서 전무로 자리를 바꿔 혹은 아직도 공장을 닫아둔채 횟집을 운영
하며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15명의 기업가들은 부도를 기업인의 "죄"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부도발생을 줄이고 재기를 도울수 있는 정책마련또한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도를 경험한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경영난에 처한 기업인들에게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써냈다는 "재기하는 기업인". 이 책을 펴낸 팔기회는 89년
7월 29일 30명의 부도기업인들로 출발,현재 4백10명의 회원들이 경영진단
재기지원 상담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