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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 6.5%에 대한 해석이 구구하다. 작년말과 올해초
를 고비로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계절적 요인을 등에 업은 일시적 반등이어서 경기회복추세라고 단정하기를
꺼리는 측도 많다. 지수상으로 경제는 좋아지고 있다고 할수 있으나 기업
이나 일반개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 높은
성장률이라는 숫자에 가려있는 소내용을 들여다보면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가늠할수 있는 기계류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을 면치못해 외화내빈이라는
시각이 많다.

상반기 성장률이 4%를 밑돈 상태에서 금융실명제라는 개혁조치가 실시된
3.4분기였기에 6.5%까지 성장하리라고 예상했던 기관은 거의 없었다는 점
에서 보면 "경기가 의외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추석이 낀 지난 9월의 조업일수가 작년 9월에 비해 이틀이나 많아 이로
인해 성장률이 1%포인트나 높아졌다는 점에서 계절적 상승을 부인할수 없다.
4.4분기에는 쌀수확이 작년대비 4백만섬 적어 이것만으로도 4.4분기 성장률
을 0.9%포인트 깎아 내려 3.4분기의 성장세가 이어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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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는 1년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작년 3.4분기부터 1년간
마이너스를 면치못해 가장 심각한 경제현안으로 부상했던 투자위축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되는듯한 인상을 줄만한 숫자이다.

그러나 설비투자증가의 속사정은 그리 바람직한것은 아니다.

전체 설비투자증가가 농업용기계와 통신기기분야에서의 투자증가에
힘입은 것일뿐 제조업성장잠재력의 원천인 일반기계분야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겨울잠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숫자로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 3.4분기중 농업용기계의
투자증가율은 무려 22.9%에 달했다. 농업용기계투자증가는 작년말
대선때 공약한 반값공급이 최근 시행에 들어간데 따른 반등이다.

반면 일반범용기계(금속공작가공기계)의 투자증가는 마이너스 15.9%
였다. 제조업이 활발히 투자하느냐의 여부는 일반범용기계투자가
잣대가 된다. 전체적인 설비투자가 오랜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제조업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볼수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업은행이 공급하는 제조업설비자금증가세도 그리 높지 않다.

기타 일반기계장치의 투자도 3.4분기 마이너스 0.6%로 지난 3.4분기
이후 마이너스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해도
제조업설비자금공급액은 전년보다 30%정도 늘었으나 올들어서는 13~15%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창구를 찾은 기업들중 설비투자
자금에 목말라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전한다.

그렇다고 앞으로 투자동향을 가늠할수 있는 지표들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올해 30대기업매출이 15~20% 증가할것이라는 전망되고 스스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투자증가가능성이 엿보인다.
과연 1년만에 증가세로 반전된 설비투자가 앞으로 증가세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신경제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제조업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야 한다며 정부정책도 이부분에 촛점을
맞추어야한다는데 이론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