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옐친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개혁파와 옐친대통령에 의해 정직된
루츠코이부통령이 이끄는 보수파의 대립이 극에 달하여 그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각국의 정치현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개혁이냐 보수냐로 갈등을 겪고 있는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다만 구소련및 동구의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된 이후 매스콤에서 사용되는
개혁과 보수라는 개념이 역전되었기 때문에 일반 독자로서는 혼란을 겪게
되는것은 어쩔수없다. 우리말사전을 보면 개혁이란 "합법적 절차를 밟아
정치상 사회상의 묵은 체제를 새 체제로 바꿈"이라고 되고 있고 보수란
"재래의 풍습.습관과 전통을 중요시하여 그대로 지킴"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말그대로를 따른다면 옐친이 개혁파이고 루츠코이를 보수파라고
지칭하는것은 타당한 표현인것 같다.

그런데도 당혹감을 갖게되는 이유는 종래에는 "보수"에 반대되는 개념이
"진보"였고 진보세력이란 대개 사회(또는 공산)주의를 신봉하거나 동조하는
개인이나 집단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한때 "진보적 문화인"이 행세했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알수 있는 일이다.

반면에 보수세력이라고 해서 무조건 현상을 묵수하는 세력이라고 볼수는
없다. 사회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은 시도하지 않으면서 점진적으로 경제
사회의 모순을 개선해 나가려는 자유민주주의적 경향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수 있기때문이다. 영국의 보수당을 보면 짐작할수 있는 일이다.
인류의 역사는 대체로 발전해 왔으므로 순수한 의미의 보수란 존재하지
않았다.

또 정치적 경향에 따라 좌.우익으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1792년
프랑스국민의회에서 의장석에서 볼때 왼쪽에 급진파(자코뱅당),중앙에
중간파,그리고 오른쪽에 온건파(지롱드당)가 의석을 잡은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급진주의적
사회(공산)주의적 인물이나 집단을 좌파라고 부르며 온건하고 자유민주적인
인물이나 단체를 우파라고한다. 그리고 좌파는 개혁적이고 우파는
보수적이라고 인식되어왔었다.

종래에는 개혁(또는 혁신)이란 개념속에는 사회(또는 공산)주의적 진보적
급진적 이미지가 담겨 있었고 보수에는 자본주의적 자유민주적 그리고
온건적이란 이미지가 내포되어 있었다. 러시아및 동구권내의 대립과
갈등을 보면서 개혁과 보수의 의미를 되씹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