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실명제 실시 발표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누출돼 12
일 오후부터 일부 금융기관에서 예금인출등 갖가지 사태가 벌어졌
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경부터 서울의 중심가
은행과 강남지역의 은행을 중심으로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졌으며
S은행 C지점의 경우 잔고부족으로 예금인출이 지연되는 소동을
빚었다. J은행 강남지역의 모관계자는 "이날 오후부터 가명의
거액 예금자들로부터 실명제 실시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으며 4시
이후부터 마감전까지 실제 인출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에선 이날 은행업무 마감뒤에도 일부 가명의 거액예금
자들이 자신들의 구좌를 5천만원 또는 3천만원 미만의 소액구좌
로 분산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예금자들의 요청이 빗발쳤으며 실
제로 일부 은행에선 예금자들의 요구에 따라 구좌분산을 해준 것
으로 알려졌다.
가명예금자들이 구좌를 분산한 것은 실명제 전격실시 이후의 유
예기간동안 소액예금 인출자의 경우 국세청에 세무조사 의뢰가 이
뤄지지 않는다는 정보를 입수,나름대로 그 기준이 3천만원 또는
5천만원미만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을지로3가 모 금고판매점 관계자는 "최근 2-3일
전부터 금고판매가 조금씩 늘어나더니 오늘 오후부터는 금고를 찾
는 고객들이 몰려 평소의 4-5개보다 많은 15개가 팔렸 나갔
다"고 말했다.
강남지역의 한 사채업자는 "2시쯤 같이 사채를 하는 동료로부
터는 오늘중 또는 내일중에 실명제가 전격 실시된다는 정보를 얻
었고 5시쯤에는 사채업자들 사이에 저녁때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
시된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