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6부(김영진부장 김기정검사)는 30일 태평야그룹 계열사로
스카웃되면서 자신이 일하던 회사의 유선방송(CATV)관련 핵심 기밀자료를
빼돌린 태평양시스템 상무 이융무씨(40)와 영업부장 임재진씨(35)를 특정
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미국에 체류중인 이 회사 기술이사 진교성씨(45)는 귀국하는
대로 소환해 혐의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속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 회사대표 서영배씨(37.태평양그룹 서성환회장 장남)
와 전무 이진구씨(47)의 경우 아직 구속된 이씨등에게 범행을 지시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일단 기소중지하고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등은 지난 3월 자신들이 근무하던 서강전자통신이 모
기업인 서강물산의 부도로 경영위기를 맞게 되자 이 회사기술부차장 박모
씨 등 이 회사 직원 전원(19명)을 데리고 태평양시스템으로 전직한 뒤 서
강측이 개발한 CATV관련 기밀이 수록된 컴퓨터 디스켓 등을 빼돌려 태평양
시스템의 업무에 도용한 혐의다.

이들이 빼돌린 자료는 서강측이 수년간 6억여원을 들여 국산화한 미국카
텔사의 광전송장비 설계도면과 회로도필름 등 6백여점이다.

서강전자통신은 지난 88년 설립된 CATV기자재공급업체로 지난 90년 시범
적으로 실시된 서울 목동상계동 지역 CATV시스템 공개입찰(한국통신발주)
에서 삼성 금성 등 대기업을 누르고 시행업체로 선정된 유망 중소기업이다

반면 태평양시스템은 지난 3월 뒤늦게 CATV업무에 참여한 이 분야 신생
업체로 조직적으로 서강측의 직원을 스카웃해 기술정보를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