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근<재미자유기고가>
대통령은 머리가 꼭 뛰어나야 하는가.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차드 닉슨은
우드로 윌슨(28대)이후 가장 머리가 좋은 대통령으로 평가받았다. 또
빌클린턴 현대통령은 그 닉슨이후 가장 머리가 뛰어난 대통령으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지능지수(IQ)는 "성치권"으로 알려져있다.

윌슨은 워싱턴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의회에 관한 책을 앉아서 쓸
정도였고 닉슨은 키신저와 더불어 "닉신저"낙후외교의 연출 겸 감독이었다.

클린턴은 조지타운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로즈스칼라 장학생에 뽑혀
옥스포드에서 유학했고 귀국후 예일 로 스쿨(법과)을 나온 준재다.

그러나 닉슨은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났고 클린턴은 취임
반년도 안돼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목하 고전중이다.

반면 일리노이의 시골 유레카대학밖에 나오지 않았던 레이건은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있고 머리가 별로
좋지않다던 아이젠하워도 대통령으로서는 보통이상의 평가를 받고있다.

대통령학 학자들은 우수한 두뇌가 곧 유능한 대통령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편다. 논리적 수학적
두뇌를 가진 지도자는 매사를 직접 챙기고 또 그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든다. 아이디어가 현실을 앞서다보면 촛점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잃고 스스로 혼돈에 빠져든다. 클린턴이 전형적인 경우며 카터도 이
부류라는 얘기다.

반면 레이건이나 아이젠하워는 아는 것이 많지않아 아는 체 해야 할
부담이 없고 긴요한 한 두 가지만 챙겨 국민에게 파고 드는데 주력했다.
아이젠하워는 연합군사령관으로,레이건은 웬만한 나라규모인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거대조직을 거느려 훌륭한 참모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활용했다.

국민에 대한 메시지도 복잡하고 논리적이기보다는 단순할수록 좋고 거리의
민심을 읽는 지혜와 문제를 꿰뚫어보는 직관이 훨씬 중요하다고 한다.
클린턴을 가리켜 "아는 것은 많지만 중소기업의 중간간부 그릇밖에
안된다"는 로스 페로의 혹평도 비슷한 맥락이다. 머리도 좋고
대통령으로서도 유능한 "예외적"인물은 제퍼슨과 링컨
루즈벨트(티오도르)정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