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 지난 3월 폐쇄됨에 따라 이 지역 주민들은 더이상
폐품수집을 할 수 없게 됐으나, 현재 살고 있는 땅을 불하받아 계속 거주
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난지도 주민들의 자율조직인 `난지도 이주대책위원회''가
지난 5월 전체 8백20가구 중 5백32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밝혀
졌다.

난지도이주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19일 주민들이 모여 사는 조립주택에
불이 나 48가구가 불에 타고 1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결성돼 서울시 등
정부당국에 주거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주거문제와 관련해 현위치 토지불하를 원하는 주민
들이 2백31명(43.4%)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주민들은 아파트분양(1백6
4명), 공공임대아파트 입주(57명), 생활보호대상자에게 해당되는 영구임
대아파트 입주(3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내용은 난지도의 땅을 불하받을 경우 건축업자와 협의해 조
합주택방식으로 건축을 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주택을 소유할 수 있고,
난지도가 환경면에서는 문제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교통이 편리하다는 판
단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응답자의 25.6%인 1백23명이 한번 이상 철거당한 경험이 있는 등 다
른지역으로의 이주를 전제로 한 철거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응답결과가 나온 배경으로 풀이된다.

주거문제 이외의 생활실태와 관련된 설문에서는, 폐품수집 종료 이후
새로운 직업분포도가 건설인부.파출부 등의 일용직이 34.4%, 회사원 11.
8%, 상업 9.2%, 운전 7.7%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아직까지 일자리를 구
하지 못한 경우도 22.6%에 이르렀다.

난지도에 들어오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매립을 따라서(27.1%), 사업의
실패로(26.5%), 친척의 소개로(17.5%), 생활비가 적게 들어서(5.5%) 등의
순으로 답했다. 또 주민들의 출신지역은 호남지역이 2백32명(43.6%)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3.3%, 충청 11.3%, 영남 11.1% 등의 순을 나타냈다.

난지도이주대책위원회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난지도 주민들은 그동안
폐품수집을 통해 국가자원을 재생산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으므로 주민들
의 주거문제와 고용대책을 정부에서 지원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