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신정부가 들어선 이후 각계의 부정부패에 대한 사정활동
이 계속돼고 있는 가운데 종합병원 등의 신경정신과에는 `사정노이로제''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사정노이로제 환자들은 대부분 남편
등 가족이 비리혐의로 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거나 처벌을 받을지도 모른다
는 극도의 불안감과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은행가와 대기업 관청이 몰려 있는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백병원의 경우
사정활동이 시작된 후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은행원 공무원 등의 환자가 늘
고 있다는 것이다.

신경정신과 정영조과장은 "환자중에는 자신이 비리와 직접 관련된 사람
도 있지만 같은 직장동료가 사직하는 등 공포분위기 때문에 불면증 식욕부
진 불안감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환자는 `사정칼날에
나도 언젠가 당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일할 수가 없으니 휴직을 할 수
있게 진단서를 떼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사정 노이로제 환자들은 대부분 부유층이 많이 살고 있는 강남에 더 많
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부분 종합병원보다는 비밀보장이
쉬운 개인클리닉을 더 많이 찾고 있다는 것.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이홍식 신경정신과장은 "숫자를 밝힐 수는 없
지만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자신의 남편이 공무원이
라고 밝힌 40대 주부는 사정기관이 남편을 내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난뒤
누가 문만 두드려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등의 불안감과 불면증을 호소하
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