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신경정신과 의사인 필자에게
인간의 정신세계는 쉽게 이해될것 같으면서도 항상 안개 속을 헤매는것
같은 느낌을 갖게 했다. 그때 필자에게 희망의 빛을 비춰준 것은
이부영교수가 쓴 "분석심리학-CG의 인간심성론"이라는 한권의 책이었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융은 1875년 스위스에서 출생한 정신과의사로서
마음의 심층에 대한 깊은 통찰과 폭넓은 경험을 통해 분열된 인간의
정신세계를 통합하려고 노력했던 위대한 "마음의 의사"였다.

이러한 융의 사상인 분석심리학을 연구 교육 보급하고 회원 상호간의
학문적 교류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78년4월19일 창립된 것이
한국분석심리학회이다. 초대 회장으로는 스위스 융 연구소를 수료하고
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으로서 국제활동도 많은 서울대 의대 이부영교수가
추대되어 초석을 다진바 있다. 현재는 이죽내 전회장(경북대의대
신경정신과 교수)의 후임으로 한오수교수(울산대의대 신경정신과)가 회장을
맡아 열성을 쏟고 있다.

학회활동으로는 앞서 얘기한 세교수의 지도로 매달 두번씩 열리는
정신치료 경험에 대한 세미나와 융의 저술을 연구하는 모임이 있다.
그리고 매년 봄과 가을에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작년 가을학술대회는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열렸는데 대회가 끝난 뒤 새벽까지 대화의 시간을
갖는등 회원들의 열의가 대단했다.

회원은 현재 5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열성적으로 참석하는 회원은
이철교수(울산대의대)조수철교수(서울대의대)곽영숙씨(국립서울정신병원)
김선아씨(동국대 부속병원)김점정일씨(명륜신경정신과)박신씨(백산
신경정신과)서동혁회씨(국립서울 정신병원)안재희씨(서울시립정신병원)
유정희씨(을지병원)이강희씨(한일병원)이도희씨(안양신경정신병원)등이며
그밖에 신경정신과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회원은 문경희원장(광명시
하안동),이창인원장(서초구 잠원동),이택중원장(종로구
서린동),조성준원장(관악구 신림동),최훈동원장(백산신경정신과),그리고
필자(성북구길음동)등이 있다. 의사가 아닌 회원으로는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전은주씨(종교문화연구원)가 열심히 참석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회원들의 연구와 노력으로 "심성연구"라는 학술지가 86년 겨울 창간되어
매년 2회씩 발간되고 있다.

이상적인 성숙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개성을 지닌 각 개인의 자기실현이
선행조건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각자의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정신치료를 통해 환자의 자기실현에도 힘쓰고 있는 한국분석심리학회
회원들과 어울리는 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