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학력고사 정답유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형사3부(송광수 부장
사)는 21일 잠적중이던 국립교육평가원 과학실업교과실장 김종억(58)
장학관의 신병을 교육부로부터 넘겨받아 밤샘 조사한 결과 김 장학관이 9
2학년도 전.후기 입시에서 구속중인 김광옥(50) 전 장학관과 공모해 답
안지를 빼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두 김씨 외에 평가원내부에 다수의 공모자가 조직적
으로 개입하는 등 광범위한 입시부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김 장학관은 21일 오후 잠적 사흘 만에 나타나 교육부 관계
자들에게 정답유출 사실을 시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장학관은 이날 검찰조사에서 92학년도 전기대 입시를
앞둔 91년말께 김 전 장학사에게 삼수생인 아들의 대학진학문제를 상담하
다 김 전 장학사로부터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같은해 12월 중순
께 김 전 장학사의 부인 김영숙씨를 통해 김 장학관의 부인이 정답지를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김 장학관은 이 정답지로 아들을 전기
고려대 국문과에 응시시켰으나 278점으로 낙방한 뒤 다시 후기대 입시에
서 같은 방법으로 정답지를 건네받아 학력고사 316점으로 성대 영문과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김 장학관은 이날 조사에서 또 "김 전 장학사에게 정답유출 대가로 돈
을 건네지는 않았으며 답안을 아들 외에 외부로 유출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학관은 또 구속된 김 전 장학사와 5차례나 출제본부에 같이 참여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김 전 장학사와 조직적으로 공모하지는 않았다고 주
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