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항공업계 종사자로서 한국에 5년여 근무해오는동안 한국경제,특히
관광업의 부침을 지켜보면서 많은것을 느꼈다. 대전 엑스포를 몇달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관광마케팅및 국가마케팅 향상을위해 몇가지 개선할 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관광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아웃바운드(out bound)와 인바운드(in
bound)관광이다. 89년 해외여행 자유화조치가 실시되자 해외 여행객수가
전년도 대비 235%증가,총44만명에 이르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고 90년에도
다시 31%가 증가했다.

그러나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게 되자 한국정부는 해외여행을 이의
한요인으로 간주,증가율을 둔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시행했고 이로인해
91년의 해외여행 증가율은 10%로 떨어졌다.

사실 "관광 여행"은 단순한 "오락여행"과는 다르며,한국인들의 해외여행은
다른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교육적인 관광"이라고 할수 있다.

또한 여행은 좋은 투자다. 염두에 두어야할 점은 현재 한국을 찾는
관광객수가 해외 관광객수보다 2. 5배나 많다는 사실이다.

88년 제24회 올림픽이 서울에서 개최되기 전까지 한국은 일본등 몇몇
이웃나라를 제외하고는 관광지로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한국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문화를 세계에 보여줄수 있는 계기가
되어 한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시켰다.

88년에는 132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올림픽 관광객을
감안할때 이는 그다지 놀라운 숫자는 아니지만,그렇다고 올림픽이 한국의
관광산업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할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다음해의
입국관광객수가 158만명으로 20%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세가 90년 9. 5%,91년 7. 4%, 92년 0. 3%증가등 급속도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도 그 원인중
한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한국내의 여행경비,교통과 같은 관광
하부구조등 관광산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요소들을 점검해보는 것이
원인규명에 도움이 될것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물가가 싼 곳이었으나 최근 5년간 40%를 넘는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상황은 뒤바뀌었다. 특히 호텔 레스토랑등 관광관련
부문에서의 물가상승은 더욱 두드러져 아시아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국이 아닌 주변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관광하부구조를 보면 한국은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그러나 사실 한국
관광산업의 하부구조는 아직 개발의 여지가 많다. 이중 몇가지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우선 한국의 도로는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에서
직접 운전을 하는 것은 거의 악몽과 같은 일이다. 다른 나라에서 렌터카는
개인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인기있는 교통수단이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위험하다.

택시도 좋은 해결책은 아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국 택시의
승차거부,바가지요금,무례한 행동등에 대해 늘어놓는 불평은 끝이 없다.
최근의 "모범택시"가 이러한 것들을 개선시켜 주리라고 기대한다.

또 입국절차는 시간낭비의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아직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다. 한국상황을 고려할때 유럽국가들처럼 여권 체크만으로 입국절차를
끝낼수는 없겠지만 현행 입국절차는 형식적이고 불필요한 부분들이 많다.

레크리에이션 측면도 중요하다.

서울 부산 경주 제주 등지에는 훌륭한 시설을 갖춘 국제적 수준의
호텔들이 있지만 호텔 시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본격적 관광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문화적 역사적 자원에만 의존해서는 안되고
계속적으로 레크리에이션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는 해변이 많다. 특히 속초 강릉에서부터 남쪽으로 걸쳐있는
동해안은 매우 아름답다. 그런데 이처럼 아름다운 해변들이 국가 방위상
필요이상으로 많이 폐쇄되어있어 좋은 관광자원이 개발되지 못하고있다.
해변의 호텔은 여행객들이 원하는 편안한 휴식과 레저 오락등을 충분히
제공할수 있으며 그지역의 고용인구를 확대시켜 실업자를 줄이는 역할도
할것이다.

커뮤니케이션도 문제가 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도 관광 목적의
하나이지만 한국에서는 큰호텔이나 항공사등을 제외하고는 관광객들이
영어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수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이제 한국을 세계적인 관광국으로 부상시켰던 88올림픽은 세계인들의
기억속에서 점차 사라지고있다.

관광산업은 국가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때문에 세계에 한국을
흥미롭고 안전하며 방문해볼만한 곳으로 알리는 마케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국가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끊임없이 그 존재를
알리는것이다.

"93대전엑스포"나 "94한국방문의해"캠페인등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이다.

관광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그나라가 비할수없는 관광자원과 지극히
유리한 가격요인을 갖추고 있지 않는한 철저한"기브 앤드 테이크"원리가
적용된다. 한국은 전자에도 후자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건전한 관광산업을 이룩할수 있는 건전한 토대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개발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좀더 현명한 마케팅정책을 추구해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