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향후 일정이 가시권내로 들어왔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최근 패스트트랙의 연장기간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따라 앞으로 UR가 어떤 일정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예고해주고 있다.

지난주말 미행정부는 지난 3월2일로 2년시한이 사실상 끝난 패스트트랙을
오는 12월15일까지 9개월 반가량 한시적으로 연장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연장을 통해 클린턴 행정부는 UR협상을 그때까지 마무리 짓고 내년
4월15일 이전에 의회로부터 UR협정 승인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제 클린턴정부가 패스트트랙의 연장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의회에
연장을 요청키로 결정한만큼 UR의 장래는 밝아졌다고 볼수있다. 물론
미의회가 행정부의 연장요청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의회분위기는 지금까지 패스트트랙의 연장지지쪽이다. 앞으로 의회가
연장승인과정에서 연장기간을 다소 축소.확대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대체로
행정부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일것으로 보인다.

현재 UR협상은 국제무대에서 거의 정체상태에 있다.

올초 클린턴정부가 들어선이래 지난3개월동안 UR협상은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상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한데다 주요문제에서 협상국들간에 이견이
커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6년반동안의 오랜 협상에도 불구,15개의 협상분야중 1백8개협상국들이
완전한 합의를 본것은 하나도 없다.

농산물시장개방분야에서는 핵심협상국인 미국과 EC(유럽공동체)가
작년말에 합의를 보긴했다. 그러나 EC중 프랑스가 미.EC농산물합의안에
극력 반대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아직 동의를 얻지 못하고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쌀시장개방에서는 두나라의 개방불가입장이
강경,전체 농산물협상타결에 걸림돌이 되고있다.

공산품관세인하분야에서는 미국과 EC가 대립하고 있고 반덤핑및
섬유교역자유화에서는 개도국과 선진국간에 현격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 통신 해운시장개방에서는 미국이 강경한 태도로 나와 협상상대국들의
반발을 사고있다. 지적재산권보호에서도 선진국과 개도국간 이견이
상존하고 있고 UR협정이행을 감시감독할 새로운 국제무역기구인
MTO(다자간무역기구)설립에서는 미국이 설립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협상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UR협상은 지난 1월중순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의
TNC(무역협상위원회)회의를 끝으로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앞으로 UR협상은 미행정부의 패스트트랙연장결정을 계기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미의회가 늦어도 다음달중에 패스트트랙연장을 승인할 것으로 보여 이후
UR협상은 새로운 국면에서 타결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게
국제통상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우선 상반기중에 협상일정의 기본틀이 잡히고 7월초의
동경G7(서방선진7개국)정상회담에서 협상의 연내타결의지가 재확인될것
같다. 그후 5~6개월간 집중적인 협상을 거쳐 연말께 협정안을 대충
마무리짓고 내년1.4분기중에 공식적인 협정체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드시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각국간의 이견차가 워낙
큰데다 미국이 자국에 불리한 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서이다.

그렇다해도 미행정부의 패스트트랙연장기간 결정은 UR협상장래를 밝게
해주는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패스트트랙은 미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특별권한으로 신속처리절차로
불린다.

미행정부는 외국과 통상협정을 체결한후 의회승인을 얻어야만 협정을
발효시킬수 있다. 이때 의회는 승인과정에서 행정부가 체결한 협정내용을
부분적으로 수정할수 있다. 의회가 협정을 일부수정할 경우 행정부는
협상대상국과 다시 협상을 벌여야 된다. 이렇게되면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자칫하면 애써 만들어놓은 협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바로 이때문에 미의회는 "88년종합무역법"을 통해 패스트트랙을
제정,행정부가 체결한 국제통상협정을 의회가 수정할수 없도록 했다.
다시말해 의회는 협정승인과정에서 "예스"나 "노"만을 선택할수 있고
협정을 부분적으로 수정할수 없어 그만큼 국제통상협상이 신속하게
마무리되도록 하고있다.

따라서 패스트트랙의 연장여부및 연장기간은 국제통상협상인 UR장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