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심한 갈증을 느끼면 물을 찾게 마련이다. 시원한 물 한모금이
생명수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그런데 주위에 생수한사발 대신
소금물이라도 있으면 이 짠물도 마다않고 마시게 된다. 잠시나마 갈증은
해소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고 참다못해
소금물을 더많이 마셔야한다. 어리석은 악순환이 시작된다. 파멸의 길로
직행할 따름이다.

아무리 갈증을 느끼더라도 주변을 찾아 생수를 구해 마시거나 땀을 흘려
샘물을 파내어 싱싱한 물을 마셨어야 옳았다.

매년 겪어야하는 대학입시를 치르면서 우리사회는 한해의 거름도 없이
입시비리라는 심한 열병을 앓고있다.

대학총장의 누이를 비롯한 친인척들이 떼를지어 경찰에 붙들렸다.
컴퓨터를 조작,수험생의 성적을 자기들 마음대로 뜯어고쳐 부정입학을
시켰다는 것이다. 한건당 1억2,000만원. 상층사회에서 부를 누리던
이들이 소금물을 너무 많이 삼킨것이다. 지방검사장의 아들,실업가
지방의회의원 아들을 비롯한 세칭 일류대학 남녀재학생들이 현직
고교교사의 "지도"를 받아 대리시험을 치렀다한다. 어엿한 가정의 귀한
자녀들이 공부못하는 부잣집 자식들을 대학에 밀어넣는데 지렛대 노릇을
한것이다. 대리시험 1건에 대체로 1,000만원전후. 소금물을 꿀물로
착각해서 마신끝에 밝은 앞날을 망치고 말았다. 첨단장비를 동원,정답을
시험장 안으로 "통신"하려던 부정그룹의 조직도 지방에서 발각되었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금전만능,숭금사상이 빚어낸 비극들이다. "돈이
인생의 목적이 될수 없다"고 아무리 외쳐도 이들의 마비된 청각에는 이르지
못할것 같다. 그러나 땀을 흘려가며 참된 샘물을 파내려가고 있는 성실한
일꾼들(또는 학생들)의 정성만은 짓밟지 말아야한다. "돈으로도 불가능한
일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일깨워야 한다.

톨스토이는 금욕 명예욕과 같은 세속적인 욕구충족욕을
오른손으로,진선미와 같은 가치추구욕을 왼손으로 비유했다. 톨스토이는
왼손보다 오른손이 강했다는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평생 왼손강화운동을
했노라고 술회했다. 오른손이 턱없이 커져 버린 오늘의 우리사회에 큰
교훈을 안겨주는 "자기반성"으로,새삼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