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 없는 전쟁-. 산업스파이전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국내외 경쟁기업들 사이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신 산업정보를 입수하려는 전쟁이 날이 갈수록 가열되어
가고 있다.

무기에 의해 무수한 인명이 살상되는 전쟁은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것이지만 산업스파이전의 양상은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데에 그 특성이 있다.

산업스파이전이 있었다는 기록은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중국에서는 명주 만드는 기술자가 그 기술을 외부에 누설하는
경우에는 혹독한 고문을 가해 죽였다. 고려말 중국에서 목화씨를 붓대롱에
몰래 넣어가지고 밀반출해 온 문익점 또한 산업스파이의 원시적 유형이었던
셈이다. 100% 면화수입국이었던 나라를 면화수출국으로 뒤바꿔놓은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기에도 산업스파이는 골칫거리였다. 1790년 새뮤얼 슬레이터라는
사람이 영국의 섬유생산공장의 설계도면을 깡그리 외워 미국에 불법유출,첫
면방사공장을 세우게 함으로써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다.

옛날에도 오늘날처럼 산업기술정보를 다른 나라나 기업에 이전해 주는
것이 금기가 되었음을 엿볼수 있다. 그런 가운데 산업스파이전은
적자생존의 정글법칙을 따르게 되었다.

상대회사의 퇴직사원 포섭,특정정보의 입수를 겨냥한 상대기업의 사원
스카우트,상대회사의 동향 파악등 도의적 문제를 야기시킬 소지가 짙은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상대회사에 잠입하여
매수나 협박으로,또는 본인이 직접 기밀산업정보를 복사 절취 강탈하는
불법행위를 감행한다. 상대기업이 뛰어난 두뇌들을 동원하고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입하여 개발해 놓은 첨단기술을 빼내 제품화한다면 그보다
경제성이 높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언제나 기술선진국은 산업스파이활동의
주무대가 되었다. 산업혁명의 선도국이었던 영국과 독일이 그 첫
대상이었고 2차대전이후에는 미국과 일본으로 중심이 바뀌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특정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것 같다. 어느덧 한국에도
외국인까지 산업정보를 빼내가는데 가세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