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최완수특파원]세계 휴대용 퍼스널컴퓨터시장에서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다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지난주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컴덱스전자쇼와 최근
미.일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을 근거로 한 것이다.

컴덱스쇼에서 일본업계는 차세대핵심기술인 부품의 소형화와 디자인등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못미쳤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히려 새로운 제품과 기술은 미기업들에 의해 출품됐다는
것이다.

세계 제5위의 일본칩메이커인 후지쓰사의 경우 예상을 뒤엎고 이번
전시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지 못했고 다른 일본회사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에반해 미국은 EO컴퓨터사가 노트북 셀룰러폰을 선보인 것을 비롯
모토롤라 애플등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 기술개발경쟁에서 한발
앞선것으로 평가됐다.

이에따라 퍼스널컴퓨터시장은 가전제품과는 달리 일본보다 우위에
설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일본업체의 미퍼스널컴퓨터시장 점유율추이가 이를
뒷받침한다.

일기업의 미시장점유율은 지난 89년 9.1%에서 90년 13.2%로 크게
늘어났으나 91년에는 6.4%로 뚝 떨어졌다.

불과 3년전까지만해도 미노트북시장에서 우위를 보여왔던 도시바는
기술혁신에 실패,89년 20%의 마켓셰어가 90년에는 15%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면 1년전만해도 노트북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거의 없었던 애플사가
현재는 세계최대의 노트북메이커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는 낙관론이 팽배해지는 분위기다.

이같은 낙관론은 우선 컴퓨터산업이 가전제품과는 다른 제품상 특성을
갖고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컴퓨터산업의 제품수명은 보통 6~12개월로 짧기 때문에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전제품이 한번 표준제품을 만들고나면 새로운 변형을
가하는 기간이 긴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일본기업들이 정해진 범위안에서는 기술응용등을 통해 기술발전에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해진 틀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데서는
미기업보다 느리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그동안 단기간내에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와 생산라인을
재디자인하는 분야에서도 꾸준히 전문가들을 양성,일본에 대한 취약점을
보완해 왔다.

이에비해 일기업들은 신제품이나 기술개발에 보수적인 자세를 보인 점이
미국의 우위를 허용한 요인으로 지적되고있다.

미기업들은 또 판매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다. 미회사들은 해외자회사의
현지화를 통해 시장셰어를 늘려가고있는데 반해 일기업들은 아직 현지화가
덜 진행되고 있다는 것.

미업계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로 나간다면 일본은 미시장을 공략하기 전에
먼저 일본시장부터 방어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콤파크 컴퓨터사가 최근 일본에서의 퍼스널컴퓨터가격을 대폭
인하,일본시장의 57%를 장악하고 있는 NEC사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 단적인
예이다.

세계퍼스널컴퓨터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한 일본이 미국의 도전에 어떤
반격을 펼칠지가 관심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