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후보가 당선됨에따라 미국의
대외통상정책기조가 장차 보호주의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것같다는 우려가 나도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간의
우루과이라운드(UR)농산물협상이 끝내 결렬되어 전세계 주요 교역국가들을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과 EC는 보름전 부뤼셀에서 같은 문제,즉 농산물보조금감축 특히
오일시드감산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한바있다. 그러나 대선전
타결을 강력히 희망한 미부시행정부의 뜻을 받아들여 이달 1일부터 사흘간
이번에는 미국의 시카고에서 다시 협상을 가졌는데 역시 무위로 끝나버린
것이다. 이에따라 미국은 4일 EC의 대미수출농산물에 최고 10억달러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부과할수 있는 대EC무역보복조치의 승인을 GATT에
요청했으나 EC측의 봉쇄방침으로 그것마저 어렵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UR협상을 포함한 국제무역질서의 장래와
관련해서 크게 다음 두가지 점을 시사한다. 첫째 UR협상의 상당기간
지연이 이젠 움직일수 없는 현실로 굳어졌으며,둘째 미국이 다자간협상대신
쌍무협상을 통해 자신의 통상정책목표 관철에 나설 공산이짙어졌다.

지난 86년가을 우루과이에서 열린 GATT각료회의선언과 더불어 출범한
UR협상은 3개분야 15개 협상의제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타결을 가로막고
있는 최대의 쟁점은 농산물시장개방과 보조금삭감문제이다. 또 그것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EC간의 문제이다. 한국과 일본등의 쌀시장개방문제도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요는 미.EC간의 합의여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제 미국은 내년1월20일 새대통령의 취임에이어 2월말 만료예정인
"신속처리권한"의 두번째 연장조치를 의회로부터 얻어내야 하는등
현실적으로 UR협상의 조기재개가 힘든 상황이다. 그런가하면 EC는 또
마스트리히트조약 비준문제와 관련한 내부 갈등에다 클린턴행정부의
통상정책과 UR대책탐색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늦춰야할 입장이다.

결국 미국의 선택은 UR협상의 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먼저 쌍무적
접근방식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하면서 UR협상의 자연스런 타결여건을
조성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덤핑예비판정이 내려져 있는
반도체를 포함해서 기타 철강 조선 자동차등에 가해질 규제와 쌍방간에
합의된,혹은 계류중인 시장개방문제의 재점검과 대응책수립이 긴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