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물어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원을 부과했다. 국내 업체가 받은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금액이다. 카카오는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며 행정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2일 제9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카카오에 총 151억4196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 78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처분 결과를 공표하기로 의결했다고 23일 발표했다.개인정보위는 작년 3월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계기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해커들이 오픈채팅방의 취약점을 이용해 참여자 정보를 알아내고,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기능 등을 이용해 이용자 정보를 파악한 정황을 확인했다. ‘회원일련번호’를 매개로 여러 정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해 판매했다는 게 개인정보위의 설명이다.카카오는 정보를 유출한 게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행정소송을 포함해 다양한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승우/정지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연금개혁의 공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넘겼다. “정부·여당이 결단만 하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이 처리될 수 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연금개혁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여야는 소득대체율 1%포인트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바꾸는 ‘모수개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민주당은 조속한 개혁안 처리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당초 제시한 50%에서 45%로 낮추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라고 썼다. 하지만 그동안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5%, 국민의힘은 43%를 제시하며 협상을 벌였다. 이에 이 대표가 민주당 안을 정부 안으로 둔갑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 연금개혁특위 논의 과정에서 정부는 안을 제시한 적도 없고, 그럴 권한도 없다”고 했다.민주당은 국회 연금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의원이 제시한 44% 절충안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합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야당 간사인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한편 민주당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특별법’에 대해서는 여당 안을 수용하기로 했다.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유일하게 원안 처리에 반대해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뒤 11회 연속 동결됐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인하폭은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4월 회의 이후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치의 배 수준인 1.3%(전 분기 대비) 깜짝 증가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2.6%를 유지했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는 상당폭 높아졌다’는 단서를 달았다. 경제가 호조를 나타내고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이날 이 총재의 발언은 지난달 회의 때보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 비해서는 다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07%포인트 내린 연 3.402%에 마감했다.원·달러 환율은 50전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1362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강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