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무역적자 규모가 심상찮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1월들어 25일현재 22억9천5백만달러로 공식집계된 통관기준 적자규모가
29일까지도 22억달러선에서 맴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주무부서인 상공부는 31일까지 18억달러안팎으로 1월적자가 감소될것
으로 내다보고있지만 어쨌든 월중 실적으로 사상최대규모에 근접하리라는
데는 별 이론이 없는 분위기다.
1월중 무역적자확대의 요인은 수출보다 수입쪽에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25일까지 수출은 35억3천5백만달러를 기록,전년동기대비
13.1%증가했다. 올해 연간 수출 증가율 목표가 12.7%인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수치라고는 볼수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양호한 수출증가추이에 비해 수입증가의 속도는 너무나
가파르다. 올들어 25일까지 58억3천만달러로 무려 19.5%의 증수입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빨리걷는 수출에 날으는 수입"이라는
비유를 들고 있다.
1월중 무역수지가 대폭적자를 불가피하게 만든 수입급증의 배경은
여러가지로 설명될수 있다.
그가운데 첫번째요인은 새해부터 관세율이 평균 지난해 11.4%에서 10.1%로
인하됐다는점을 들수있다. 다시말해 관세부담 경감을 노려 작년말
통관수요가 대거 연초로 넘겨졌다는 분석이다.
이를반영하듯 1월중 원유및 유류제품의 도입물량이 5천7백30만배럴이나돼
전년동기대비 44.3%가 증가한것으로 분석되고있다.
민간항공기 2대(2억1천4백만달러)가 연초부터 통관된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작년말 관세청이 밀수방지를 위해 일부상품의 통관검사를
까다롭게 한것도 또하나 요인이 되고있다. 외부에서는 이를두고 "연말
무역적다폭 축소작전"의 일환이었다고 보는 측면도 많다. 그러나 지난해말
통관이 지연된 상품가운데 상당수가 새해들어 정식수입된것은
1월수입규모를 폭발시킨 공범이 됐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도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지적됐다. 1월한달동안
거의 작업을 하지못함으로써 1억5천만달러안팎의 수출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연방의 붕괴로 경협자금에의한 수출이 부진했던점도
수출측면에서 무역수지를 악화시킨 또하나 요인으로 지적되고있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금년도 첫달의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나타나 금년도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일부에서는 연간무역적자규모도 당초
억제목표인 95억달러를 훨씬초과,1백억달러를 넘길것으로 우려하는측도
많다.
이같은 부정적 전망의 근거들로는 근로현장이 지난해보다 훨씬 불안하고
선거로 큰 걱정거리로 등장했다는 점을 들고있다.
그러나 무역주무부서인 상공부의 시각은 이와는 다소 다르다. 1월의
적자확대가 다소 특수한 상황아래 야기된것이며 앞으로 날이갈수록
무역수지는 개선조짐을 나타내리라는 것이다.
상공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수입선행지표랄수있는 IL(수입승인서)의
발급실적이 급속히 줄고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1월들어 25일현재
IL발급실적은 37억달러선에 이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무려 34%감소한
것이다. 특히 지난 열흘간의 전년동기비 IL발급실적 감소율이 거의 50%에
이르고있어 수입의 급속한 둔화현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것이 상공부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정부로서는 최근 두드러지고있는 신3저현상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있다. 1.4분기중에는 무역수지 적자폭이 다소 확대되겠지만
하반기이후 날이갈수록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자신하고있다.
상공부는 1월 무역수지 적자규모의 대폭확대를 계기로 수출입 동향파악에
적극 나서고있다.
각업종별 점검체제를 강화하는가 하면 무역업계의 애로요인 파악과 이의
해결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도 어느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독려만으로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가 개선되기는 어렵다.
쇠고기나 활선어등 소비재들의 수입증가율이 최고 1백%를 웃돌고
원유소비량이 유례없이 늘어나는 상황아래서는 정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힘든 과제라고 볼수있다.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할 일이 과소비를 억제하고 소비절약을 생활화하는
것이 적자경제탈피의 지름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가피한 측면이 인정된다하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적자개선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상최대규모에 육박하는 1월무역적자가 남겨준 교훈이라
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