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농촌노임과 자재비 상승등을 들어 올 추곡수매가를
일반 벼 20%, 통일벼 10% 이상 대폭 올리고 농가희망 전량을 수매해 즐
것을 요구했다.
양곡유통위원회(위원장 반성환서울대교수)가 추곡수매에 관한
농민의견을 수집하기 위해 11일 전남 나주, 12일 충남 아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농민들은 생산자단체인 농협은 물론 정당들이 제시한 것보다도
훨씬 높은 인상률을 들고 나왔다.
일부 농민들은 유통위원들에게 추곡수매값이 예년과 같이 "불만스런
수준"에서 결정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짱을 놓기도 해 농민들의
불만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케 하기도 했다.
그러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서도 농민들은 자신이 항목별로 지출한
영농비 명세서를 갖고 나와 수매가 인상 논리를 펴 과거와 다른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김석중씨(59.나주군 금천명 신가리)는 자신이 10년간 써온 영농일지를
인용, 벼 영농투자비가 지난 1년간 24%가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비료값만 떨어졌을 뿐 <>종자대.농약대가 11%
<>농기계 사용료 31% <>인건비 28% <>수세가 11% 올랐다고 말했다.
아산에서 6천평의 농사를 짓는 백청수씨(49)는 3백평당 쌀농사 짓는
연간 비용이 <>못자리 상자비용 5천9백60원 <>농약(3회) 2만원 <>논갈이,
기계사용료 3만원 <>수확 기계사용료 3만원 <>연간 노임(9인기준)
27만원등 모두 43만8천7백10원에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기서 나오는 쌀은 80kg 5가마로 55만원에 그쳐 비용을 빼면
수익은 12만원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농민들은 한결같이 인건비와 농기계 사용료가 쌀농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군석씨(55.충남 아산 둔포농협이사)는 지난해 1만5천원 2만원하던
하루 품삯이 요즈음 3만원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강성규씨(60.나주군 산포면 매성리)는 기계를 쓰려해도 2백평당
지난해 1만7천원하던 콤바인 사용료가 올해에는 뚜렷한 가격기준이 없는
가운데 2만5천원선까지 올랐다고 농촌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 둔포농협조합장 홍창남씨(43)는 일반벼 수매가는
20%, 통일벼 수매가는 10%이상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과의 간담회 장소인 나주 산포농협에는 재야농민단체소속 30대
청장년 10여명이 간담회 직후 플래카드를 걸고 소규모 시위를 벌여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으나 간담회 장소내에서는 농민들이
마이크를 잡고 차분하게 논리를 펴면서 유통위원들의 공감을 유도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청년은 "현재 80kg 단위로 가격을 표시하는 것은 쌀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소비자들이 10,20kg 소포장으로 쌀을 사먹고 있는 점을 감안,
쌀값 표시단위를 낮 추라"고 주장하면서 "그래야 쌀값을 올리는데 대한
저항도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