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27일 신연방조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연방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는 소연방 최고회의(상설의회) 이틀째 특별 회동에 참석,
이같이 밝히면서 연방 와해 움직임이 현추세로 이어질 경우 소련이 유혈
내전이 불가피한 "파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가능한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의 경고는 이날 몰다비아공화국 최고회의가 일방적 독립을
결정함으로써 연방 이탈을 선언했거나 구체화중인 공화국수가 소전체 15개
공화국중 11개로 늘어난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대의원석에서 간간이 고함이 터지는 등 격앙된 분위기로 일관된
이날 회동에서 연설을 통해 "수세기동안 이어져온 우리의 삶의 논리를
생각할때 서로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연방이
해체될 경우 이는 곧 "소인민의 죽 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누구도 이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는 새연방이 최소한 "단일 경제 및 군대로 결속되는 하나의
주권국연방(A UNION OF SOVEREIGN STATES)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과 러시아.키르키스.카자흐 3개 공화국 지도자간에
이날 앞서 체결이 합의된 경제협정이 나머지 공화국들에 의해서도 받아
들여져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고르바초프와 협정 체결 문제를 논의한 아스카르 아카예프
키르키스공 최고회의의장(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연방정부 통제를 없애고
15개 공화국간 경제 관계를 재규정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고르바초프와 자신 등 3개공 지도자간에 향후 10여일안에
경제협정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다른 공화국들도 독립 추진
여부에 관계없이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기존 안보위원회를 해체하고 대신 제민주세력간
협조를 강화할 새로운 조정기구를 발족시킬 예정이며 쿠데타 재발 방지를
위한 헌법적 틀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공화국들이 독자적으로 군대를 창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없다고 지적하면서 자칫 유혈 내전으로 비화될
수있는 현연방 와해 움직임을 저지하기위해 "가능한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고르바초프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러시아공의 "국경
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점과 관련, 그의 발언중 일부 내용이 와전됐다고
비호하면서 중요한 사실은 "옐친 대통령이 연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 이라고 강조했다.
관측통들은 고르바초프가 이날 연설에서 활기를 회복한 기색이
완연했으며 연방 대통령직 사퇴 위협을 거침없이 내놓은 점 등으로 미뤄
쿠데타후 옐친에 줄곳 밀려 오던 세 다툼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연방 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열띤 토론이 이어진 이날 이틀째
회동에서는 러시아 공이 연방정부를 대신할 새로운 `맹주''로 부상하지
않겠느냐는 군소 공화국 출신대 의원들의 우려가 심심치 않게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급진개혁계의 아나톨리 소브차크 레닌그라드시장은 연방 이탈을
추진중인 공화국 영내에 배치돼있는 핵병기로 인한 `핵마찰''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 러시아공에 이어 독자적 군대 창설을 선언한
우크라이나공화국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