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발트해 연안 3개 공화국에 대한 세계 각국 정부의 외교적 승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도 유럽공동체(EC)와 스웨덴이 이들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했다.
또한 독일은 28일, 미국은 오는 30일께 발트 공화국의 승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EC는 27일 특별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발트 3국의 독립을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이들 3개국과의 외교관계를 재개키로 하는 한편 반세기에 걸친
소련 중앙정부의 통치를 청산하기 위해 이들 공화국을 정치, 경제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현 EC 순회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한스 반 덴 브뢰크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부터 발트해 3개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 정당한
자리를 되찾게 됐다"고 말하고 " EC 회원국들은 지체없이 발트해
공화국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겠다는 결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 덴 브뢰크 장관은 이어 그같은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각
회원국들에 달렸다고 말하고 EC 회원국은 오는 9월 3일이나 4일께
브뤼셀에서 열릴 외무장관회담시 거행될 외교관계 공식 재개를 위한
행사에 발트 국가 외무장관들을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마르크 에이스켄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EC 12개 회원국들중
지난 40년 소련의 발트 3국 강제합병을 인정하지 않은 10개국은 발트국의
현실적인 독립을 형식상 승인하면 되지만 소련의 강제합병을 이제까지
공식적으로 비난한 바 없는 네덜란드와 스페인은 발트 3국의 독립을
인정하는 공식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EC 외무장관들은 다음 주 개최될 이 EC 외무장관 회의에서 오는 9월
중순 열릴 헤이그 EC 정상회담에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을 초청하자는 프랑스의 제안에 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C 회원국중 덴마크는 이미 라트비아공화국에 오토 보르치 발트 3개국
주재 겸임대사를 파견했으며 한스 디트리히 겐셔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발트해 3개국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독일이 28일
발트해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글러스 허드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영국이 발트 공화국들의 독립을
지체없이 승인할 것이며 EC의 다른 회원국들도 이와 동일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안니 데 미켈리스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이날 발트해 공화국
외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이탈리아는 발트 공화국과의 외교관계를
공고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