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의 선반생산업체인 한국공작기계(대표 유창목.48)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생산라인 일부를 노조원들에게 무상으로 임대, 별도의
법인체를 설립토록하고 생산된 부품전량을 납품받는 협력체제를 구축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어 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유사장이 경영쇄신 일환으로 노조(위원장
문병태)에 "생산라인 일부를 조합원들이 별도로 임대해 법인체를 만들어
회사에 납품하는 형식으로 협력업체를 운영해보지 않겠느냐"고 공식
제의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경영경험이 없는데다 회사측의 갑작스런 제의에
선뜻 나서지 못하다 한달후 도장라인의 김모반장(45)과 반원 7명이 새
법인체로 독립해 생산부품을 회사에 납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사측은 법인설립에 필요한 모든 행정적 지원과 함께 납품단가계약을
체결, 도장라인이 별도의 법인체이면서 협력업체로 설립되도록 해 마침내
협력업체 1호를 탄생시켰다.
김반장은 반원들과 협의, 도장라인을 "한국도장"이라는 회사명으로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사장에 취임해 11월부터 부품의 도장을 맡아
회사측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김사장과 사원 7명은 이때부터 생산을 많이 할수록 이익이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으로 종전보다 열심히 일하고 작업에 정성을 쏟아
한국공작기계 사원때보다 훨씬 좋은 품질의 부품을 많이 생산, 납품해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
이같은 소문이 사내에 퍼지자 생산직 노조원들이 라인마다 법인체
설립의사를 밝혀와 회사측은 가공및 조립라인에 대해 대폭적으로 법인체
설립을 허용, 현재 12개의 계열 법인체가 탄생해 협력업체로서 부품을
납품하거나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노조원들이 협력업체로 독립해도 작업장도 바뀌지 않고 회사측이
품질검사에 합격한 생산부품은 전량 받아줘 영업에 애로를 느끼지
않은데다 원자재 구입도 기존거래처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생산라인에서 12개의 법인체가 설립돼 전체노조원
1백여명중 12명의 사장이 탄생하고 50여명이 이들 사장과 한솥밥을
먹게돼 노조원이 40여명밖에 남지않아 지난달 3일 노조원 총회를 열고
해체를 결의, 창원시에 신고했다.
한국공작기계는 전체생산라인중 12개를 노조원들에게 떼내주고 현재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가공반등의 기능공 27명과 20여명의 사무직 사원만
남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1년에 설립돼 선반등 공작기계를 생산해 오고 있는데
지난 79년에 창원공단으로 공장을 이전, 연간 2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미국.동 남아등에 수출하는 국내 대형선반업계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