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유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정유회사인 아람코사와 손잡고
국내정유업계의 판도에 회오리바람을 몰고올것인가.
쌍용정유와 아람코사가 지난해12월부터 추진해온 대규모합작사업이 24일
재무부 외자사업심의위원회의 인가를 마침내 따냈다.
이번 합작사업은 4억7천만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투자규모에다
세계최대산유국인 사우디를 파트너로 하고있다는점에서 그 파급효과에
정유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있는것이다.
쌍용은 외국인투자사업이 인가를 받음에따라 유상증자실시등 아람코사에
전체지분의 35%를 넘겨주기위한 작업에 본격나선다.
제2신주 3천3백87억원(4억7천만달러,액면가기준 7백98억원)어치를
아람코사가 인수하는것을 내용으로하는 이작업을 8월말까지는
매듭짓는다는게 쌍용측 계획이다.
이같은 유상증자계획이 마무리될경우 대주주인 쌍용양회의 지분비율은
현재의 43.7%에서 28.4%로 19.7%포인트나 낮아진다. 대주주자리를
아람코사측에 넘겨주게된다는 얘기이다.
정부는 이같은 변화로인해 일어날지도 모를 경영권다툼등에 대비,쌍용측이
필요하다고 판단할경우 언제든지 유상증자를 통해 35%의 지분을
확보할수있도록 허용했다.
쌍용과 아람코사는 합작에 대비,지난12일 임시주주총회의결을 거쳐 개정한
정관에 따라 새로마련한 공동대표이사,최고경영자협의회등 조직체계를
갖추어나갈 방침이다.
두회사가 1명씩을 선임하는 공동대표중 쌍용측 대표로는 장석환현사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람코사측 대표로는 그동안 합작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쌍용정유의 고위간부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회사는 원유및 제품의 수출입등 해외관련사업과 신규투자등
전략사업을 추진하는 8명의 최고경영협의회위원도 곧 선임할 예정이다.
쌍용은 임시주총에서 나이미 아람코사사장등 5명을 비상근임원으로
선임,임원진을 32명으로 늘리는등 그동안 합작사업에 대비해왔었다.
쌍용은 아람코사가 출자하는 3천3백여억원을 포함,모두 8천3백50억원을
들여 차세대형의 대규모 중질유분해시설과 탈황시설을 오는94년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고유황벙커C유를 원료로 각 하루3만배럴을 생산할수있는 접촉분해시설
(FCC)과 수소첨가분해시설(하이드로크래커),일산2만5천배럴짜리
탈황시설이 바로 쌍용의 야심작.
자금난으로 사업추진에 애를 먹고있는 다른정유사들의 분해시설에 비해
규모가 2배인 이번 프로젝트를 무리없이 끝내 기존판도를 깨뜨리겠다는
계산이다.
호남정유는 3천5백억원이 들어가는 하루3만배럴짜리 중질유분해및
탈황시설을 자금난으로 당초계획보다 1년늦춰 93년말에나 완공할 예정이다.
유공도 4천5백억원이 소요되는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겨 중질유분해
탈황시설을 1년늦춰 92년말께 완공하기로 했다.
오는 92년부터 유황함유량이 종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는등
환경오염규제강화추세에 따라 이들첨단시설의 확보는 경쟁력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쌍용은 이번 확장으로 벙커C유분해사업에 필요한 원유등을 안정적으로
대량 확보할수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휘발유 등유의 가격자율화를 시작으로 늦어도 93년부터는 전면 개방이
불가피한 국내시장에서 아람코사의 자금력을 동원,주유소 대리점등
확보경쟁에 나설경우 쌍용은 다른회사의 추격을 따돌릴수 있을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쌍용은 올초 일산10만배럴짜리 정제공장의 가동으로 지난해 9.3%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최근에는 14.1%로까지 끌어올려 이미 돌풍을
예고했었다.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할수있게된 이번 쌍용의 합작사업은 정부의
보호막아래서 곱게 성장해온 기존업계의 판도를 깨뜨리는 촉매역할을
할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