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은 21일 북반구의 대부분
지역이 유사한 정치.경제적 원칙에 지배될 것이라는 미래관을 제시하고
소련이 민주주의로부터 후퇴하지는 않을 것임을 거듭 다짐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뉴욕대학의 강당에서 교수와 학생 청중을 상대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대규모의 원조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러시아 공화국은 미국의 투자를 더욱 필요로
한다는 점을 아울러 역설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발렌틴 파블로프 총리와 블라디미르 크류치코프
KGB(국가보안 위원회)의장,드미트리 야조프 국방장관등을 소련의 개혁을
지연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비판하면서 "나는 파블로프와
크류치코프,야조프가 무슨 말을 하든간에 러시아 공화국은 스스로의
선택을 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에 덧붙여 "길을 선택한 것은 지도자들이 아니라
인민이다."고 말하고 "민주주의로 가는 길로부터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방문 목적에 대해 "나는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계
지도자들에게 자유시장경제와 사유화를 지향하는 우리의 개혁을
이해시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전제하면서 "우리는 외국에 돈을
요구하지 않는 러시아, 사업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들이
기꺼이 찾아오는 러시아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는 "중요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소련의 중앙정부와 공화국의 정부들,그것도 러시아
공화국과 우선해 복합적으로 사업및 외교 관계를 맺을 준비가 돼있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날 강당 주변에서는 일단의 좌파시위대가 "옐친은 바보,월스트리트의
도구", "소련은 자본주의가 아닌,보다 큰 사회주의를 필요로 한다"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니와 야유를 보냈으나 옐친 대통령은 이들을
외면하고 지나쳤다.
옐친 대통령은 연설후 맨하탄의 의류공장 지역을 방문,직접 생산
라인에 들어가 미싱을 돌려봤는데 그와 러시아어로 대화를 나눈 한 폴란드
출신 여공의 봉급액을 일러주자 자신의 봉급보다 3배가 많다고 하면서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