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시장금리에 연동하여 대출금리를
적용하려는 계획을 당분간 허용치 않기로 했다.
13일 재무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금융시장의 개방확대에
대비하여 금리의 실질적 자유화를 금년안에 실현시킨다는 방침아래
단계적인 시행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최근 자금성수기를 맞아 시중의
실세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등 금리를 자율화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았다고 판단,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대출금리 자유화를 허용치
않기로 했다.
이정재 재무부이재국장은 "조흥은행이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시장의
자금조달 금리에 연동하여 당좌대출금리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를 허용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시중 실세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5월과 6월에도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방식의 금리자유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금리를 자율화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만큼 한국은행과 협의하여 올 하반기중에 구체적인 금리자유화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흥은행은 대기업에 대한 당좌대출의 경우 시장에서 조달하는
단기자금금리에 연동하여 대출금리를 산정, 오는 15일부터 시행키로
했었다.
즉, 현행 당좌대출에 대한 평균적용 이율은 연 11.0% 수준(일시당좌
대출은 1.5%가산)이지만 앞으로는 콜시장이나 한국은행에서 조달하는 단기
자금의 최근 3개월간 평균금리에 연 1.0-1.5%포인트를 가산하되 단기
자금 조달비용이 일반당좌대출은 14.0%, 일시 당좌대출(일시대)은 15.0%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부담하는 실질금리는 현행 당좌대출금리보다 최고
2.5% 포인트 높은 수준이지만 일시 당좌대출(일시대)의 경우 은행들이
대출금의 10-20%에 대해 "꺽기"(양건)를 강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다.
재무부는 그러나 조흥은행의 이같은 대출금리 자유화가 시중의
실세금리 상승을 부추겨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조흥은행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시장금리연동부 대출금리
시행계획을 당분간 보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