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5일 걸프전에 이어 남부와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한 반란을 "완전히 분쇄했다"고 밝히고 쿠르드 반군과 이에 동조한
정부군에 대해 사면을 제의했다.
이라크는 이날 혁명평의회 명의의 성명에서 "이라크 전역에서 파괴와
반란행위가 완전히 분쇄됐다"고 발표하고 "계획적인 살인, 강간,
절도행위를 범한 사람들을 제외한 반군에 대해서는 사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주재한 혁명평의회는 또 이라크 국내에 잔류중인
쿠르드 반군들은 이러한 사면제의 수용에 1주일의 시한을, 그리고 국외로
탈주한 반군들에 대해서는 2주간의 시간적 여유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르드 반군세력들은 5일이라크 정부의 이같은 사면 제의는
"역겨운 농담"에 불과하다며 제의를 단호히 일축했다.
다마스쿠스에 거점을 두고 있는 쿠르드 민주당(KDP)의 한 대변인은
"후세인의 제의는 후세인 일당이 저지른 추악한 범죄로 인한 쿠르드족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후세인의 제의을 신뢰하지 않으며
그의 말은 역겨운 농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KDP의 마수드 바르자니 당수도 4일 반군들이 장악하고 있는 산악지방의
한 마을에서 개최된 집회에서 쿠르드족 게릴라들이 북부 산악지대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란과 터키의 난민촌에서 사는
것보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정부는 아랍 난민들과 쿠르드족 난민을 수용할 의사가 있으며
이들 난민을 보호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테헤란 라디오가 4일 보도했다.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외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 3개국의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가진 회견에서
"우리 국경은 아프칸, 이라크, 쿠웨이트 난민들에게 동등하게 개방되어
있다"고 말한 것으로 테헤란 라디오는 보도했다.
또 카말 카라지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5일 앞으로 며칠내에 이란으로
넘어오는 이라크 난민이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에 앞서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4일 약2만명의 쿠르드족 피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이란으로 넘어온데 이어 약1백만명이 국경지방에 운집해
있으며 북부 에르빌시에서 국경으로 이어지는 피난길에서 최소한 40명이
동사했다고 보도했다.
IRNA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이들 쿠르드족 피난민들이 지난 이틀
사이에 국경 지대에 모여들었다면서 이란 당국은 이들 전원에 대해 입국을
모두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터키의 외잘 대통령은 영국 인디펜던트-TV와의 회견에서
약10만명의 쿠르드족 난민이 터키영토안으로 피난했으며 또다른 15만명도
터키 국경에 운집해 있다고 밝혔다.
외잘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10일 이내에 난민수가 6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 보고 국제사회의 원조없이는 이같은 사태에 터키 정부가
대처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안나톨리아 통신이 보도했다.
터키의 한 신문은 터키 국경으로 이동중이던 쿠르드족 난민중 5백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며 아나톨리아 통신은 산악지방에서 2백여명의
어린이들이 동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