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박람회와 전시회 참가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일 무역진흥공사와 무역업계에 따르면 수출증대를 위해 무공주관으로
참가하는 해외박람회와 전시회의 경우 현지시장에 관한 정보등이 전혀
없이 무턱대고 참가함으로써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구동독지역에서 개최된 제7백25회
라이프찌히박람회의 경우 무공주관으로 럭키금성상사, 한국화약 계열의
골든벨상사, 삼성물산, (주)선경등 4개대기업과 가방제조업체인 바로물산,
계측기 생산업체인 메텍스등 5개 중소기업 등 국내에서 모두 9개업체가
참가했다.
그러나 작년 10월 통독 이후 구동독지역의 상권을 구서독지역의
기업들이 장악, 구동독지역에는 구매력이 없어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은
단 한건의 계약은 말할 것도 없고 상담실적도 올리지 못해 항공료와
숙식비등 부대경비를 빼고도 8만달러에 이르는 많은 참가비만
지불함으로써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장 한쪽 구석에 설치된 2백 의 한국관 위치는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개도국들의 전시관 설치지역인데다 그나마 해당
국가업체들이 입주를 기피하고 한국관만 설치됨으로써 오히려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시켰다는 것이다.
이같은 실정은 지난해 세계 각지역에서 개최된 10여개 소규모 박람회와
전시회의 참가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박람회와 전시회에의
참가를 주관하는 무공이 사전에 현지시장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한채
국내업체들에게 참가만 권유한데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라이프찌히박람회에 참가한 한 업체의 관계자는 "박람회장에서
바이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다만 구동독지역의 일부 실업자들만 눈에
띠었다"며 "박람회 개막 이틀째 일부 국내업체와 홍콩의 참가업체들은
박람회를 포기하고 모두 귀국할 정도로 무의미한 박람회로 무공이
원망스러웠다"고 푸념했다.
또 한 관계자는 " 매일 같이 시내 중심지에 10만여명의 실업자들이
모여 데모를 벌이는 지역에서 무슨 상담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박람회
참가를 권유했는지 이해할수 없다"며 "중소기업으로서는 부담하기 어려운
많은 예산만 낭비한 셈"이라 고 말했다.
한편 무공은 올들어 지난 2월 뉴욕에서 열린 뉴욕선물용품박람회등
8개 해외박람회와 전시회에 참가했으며 앞으로 22개 각종 박람회와
전시회에 참가를 계획하고 있고 오는 10월 멕시코에서 한국상품종합전을
여는등 3개전시회를 해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