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은 5일 소공산체제 혁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역사적 당중앙위 전체회의 개막연설에서 "인간적
민주사회주의" 실현을 거듭 제창하면서 이를 위해 공산당의 주도적
역할포기 및 권력체제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비공산당출현가능" 다당제 사실상 도입 ***
고르바초프는 또한 개혁가속화를 위해 28차 당대회를 오는 6월말이나
7월초로 앞당겨 개최할 것을 제의하는 한편 비공식조직들과도 협상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함으로써 앞서 예고된대로 보수세력에 대한 일대
숙청을 비롯한 대대적인 수술에 곧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하오4시 (한국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비공개리에 개막된
회동에서 행한 1시간여의 연설을 통해 "당의 지위가 헌법에 의해
강요돼서는 안되며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를 쟁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공산당 권력독점을 보장한 헌법6조를 폐기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소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 당대회 앞당겨 6월개최 보수파숙청예고 ***
고르바초프는 소련에 다양한 정치조직이 존재하고 있어 사실상 다당제를
도입한 셈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정치상황으로 미뤄 "어떤 단계"에 이르면
공산당이 아닌 정당의 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그는 권력기반에 언급, 레닌주의 근간의 하나인 민주적 집중주의 원칙이
대중의 권력상부에 대한 복종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는 서기장을 대신할 당의장직 신설 등 권력구조개편이 시급하며
오는 10월로 이미 한차례 앞당겨진 바있는 당대회를 6월말 이나 7월초
조기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타스는 전했다.
그는 소련을 뒤흔들어온 민족분규에도 언급, "비공식조직들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 했으나 "헌법을 무시하는 분리주의자들과는 대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소연방탈퇴는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 60인 특별위 구성...강령 마무리작업 착수 ***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익명을 조건으로 고르바초프가 제시한
당강령이 너무 일반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전하면서 전체회의가 고르바초프를 위원장으로 하는 60인 특별위를 구성,
강령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고르바초프에 이어 급진개혁파 기수 보리스 옐친을 비롯한
모두 27명의 의견을 발표했으며 이 과정에서 당지위약화 등 당초 우려됐던
노골적인 반발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당기관지 프라우다는 이날 고르바초프가 "당은 반드시 개혁을
단행해야 하며 이에 불응하는 세력은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함으로써 보수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