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가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돌파하면서 과열 여부 논쟁이 뜨겁다.

5000 돌파한 S&P500…과열 논란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며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5가지 평가 모델로 S&P500지수의 현재 적정 가치를 분석했다.

12개월 후행 PER을 기준으로 할 경우 S&P500은 지난 10년 평균치인 20.36을 웃도는 24.18로 과매수됐다는 평가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주식 가치평가 기준이다. 12개월 후행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지난 12개월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현재 미국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인공지능(AI) 관련 테크기업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더 높다. 반도체 제조기업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PER은 33.48로 S&P500 평균인 22.93을 웃돈다.

주가를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장부 가치로 나눈 PBR로 따져도 S&P500은 과거에 비해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S&P500 PBR은 4.15로 10년 평균인 3.26, 20년 평균인 2.76을 웃돈다. S&P500 기업을 판 금액이 주가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영국 투자사 러퍼의 매트 스미스 이사는 “위험 보상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주식은 매력적이지 않다”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은 많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AI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높은 밸류에이션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랜드버그베넷 프라이빗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랜드버그 애널리스트는 “향후 몇 년 (AI 기업이) 이러한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실제 가격은 더 저렴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S&P500지수가 올해 다음 심리적 저지선인 530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크 헤펠레 UBS 글로벌 자산 관리책임자는 S&P500지수 종가가 5000선을 넘은 지난 9일 “최근 (미국) 경제 지표는 지속적인 성장 강세, 인플레이션 완화, 더 빠른 통화 완화 정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 경우 S&P500지수는 올해 530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