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식 : 다우 0.24%, S&P500 0.10%, 나스닥 0.29%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325%(-6.3bp), 2년물 4.743%(-11.4bp)
11월에 뉴욕 증시가 엄청난 랠리를 벌인 것은 미 중앙은행(Fed)이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10월 소비자물가(CPI)가 3.2%로 떨어지는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10월 고용도 15만 개 증가에 그치는 등 뜨거웠던 노동시장도 냉각 기미를 보인 덕분입니다. 찰스 슈왑은 "지난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미국 주식이 10% 조정을 받았던 것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 미만에서 5%로 급등한 것과 직접적 관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진 랠리는 경기와 물가 둔화에 따른 수익률 하락에 어느 정도 뿌리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의 이런 기대에 대해 중앙은행 인사들은 반박해 왔습니다. Fed 내의 비둘기파들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higher for longer)라고 노래를 불러왔습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오늘 "인플레이션이 1950년대 이후 볼 수 없는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라면서도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에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오늘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으며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건 이해가 충분히 갑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가 긴축이 끝났다고 선언할 경우 주가가 치솟고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융여건이 완화되어 다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 그걸 고려하면 Fed 인사들이 쉽게 금리를 낮추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었습니다.

▶나는 현재 통화정책이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는 확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해석 : 금리 더 올리지 않겠다)
▶통화정책은 제한적이며 작년 인플레이션의 급속한 개선에 분명히 이바지하고 있다. (해석 : 금리 더 올리지 않겠다)
▶디스인플레이션이 몇 달 더 지속한다면 -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석 달이 될 수도 있고 넉 달, 다섯 달이 될 수도 있다 - 인플레이션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수도 있다. (해석 : 인플레이션이 더 떨어지면 금리 인하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뭔가 변해야만 한다"(Something's Got to Give)라고 했던 장본인입니다.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5%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면 물가가 떨어지기 어려운 만큼 경제 냉각이냐 인플레이션 과열이냐 선택해야 한다는 식의 강경 발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는 연설문 제목을 "뭔가 풀려가는 것 같다"(Something Appears to Be Giving)라고 달았습니다. 그러면서 "10월 데이터는 경제 활동 둔화를 나타냈고, 4분기 전망은 인플레이션 감소 진전에 더 부합하는 일종의 둔화를 보여준다. 인플레이션은 비록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라며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이죠.

즉각 금리와 달러화는 뚝 떨어지고, 약보합세로 출발한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Fed 워치 시장에서 3월 금리 인하 베팅은 더욱 치솟고, 내년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기대는 95bp 수준에서 100bp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오전 10시에 나온 콘퍼런스보드의 11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2.0으로 10월 99.1보다 2.9포인트 높아졌습니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른 것입니다. 월가 컨센서스 101.0도 웃돌았습니다. 소비자의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달 5.9%에서 이달 5.7%로 낮아졌습니다. 전반적으로 높아진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의 기대 인플레이션 결과와는 다른 것이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측정할 수 있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연말 쇼핑시즌 판매는 전반적으로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사이버먼데이에는 작년보다 9.6% 증가한 124억 달러가 지출되었습니다. 또 추수감사절 이후 5일간 쇼핑 금액은 3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습니다. 전미소매업협회(NRF) 집계를 보면 추수감사절부터 5일간 2억 명이 넘는 사람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했습니다. 작년 동기 1억9670만 명이나 예상 1억8200만 명을 넘는 수치입니다. 다만 1인당 쇼핑액은 321달러로 지난해 325달러보다 1% 감소한 것으로 조정됐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연말 쇼핑시즌 데이터는 뉴스가 10%이고 90% 노이즈"라면서 "현재까지 나타난 것은 소비가 여전히 괜찮지만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어제 5년물 경매가 괜찮을 것을 보고 일부에서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늘릴 때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10년 이상 장기물은 Fed의 양적 긴축(QT)하고 외부 수요에 따른 변수가 커서 다들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다만 5년 이하에 대해서는 내년 통화정책 완화를 예상해서 듀레이션을 좀 늘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다시 보합 선으로 떨어졌고, 금리는 소폭 올랐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금리는 다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채권 관계자는 "7년물은 벤치마크 채권이 아니어서 원래 수요가 적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후 5시께 미 국채 10년물은 6.3bp 하락한 4.325%, 2년물은 11.4bp 급락한 4.743%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 금리는 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3개였는데요.
우선 경기 둔화는 있지만, 침체를 피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경기 침체는 발생하지 않지만, 미국 등 선진 시장 경제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 침체가 모든 지역에서 위험으로 남아 있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가벼울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고 고용은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우므로 실질 소득은 유지될 것이며, 소비는 계속해서 버틸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두 번째,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2024년 중반부터 정말 완화적으로 전환할까 하는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Fed가 내년 하반기부터 100bp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습니다. 인플레이션 목표가 달성되기도 전에, 실업률이 급증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하가 시작된다는 것이죠. 모건스탠리는 "Fed의 내년 금리 인하 동기는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보다 정상화된 통화정책을 향한 움직임"이 되리라 전망했습니다. 즉 경제가 둔화하고 신규 고용이 감소하면서 Fed는 통화정책을 매우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정상화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란 얘기입니다.
세 번째는 중국의 경제 회복에 관한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성장은 기대보다 낮게 치우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중국 정부의 경제 회복 능력과 의지를 분명히 과대평가했다"라고 반성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 관해 토론하면서 부채, 디플레이션 및 인구 통계의 세 가지 함정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정책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썼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결론적으로 중국의 2024년 실질 GDP 성장률이 4.2%로 성장과 인플레이션 모두에서 컨센서스보다 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앙정부 주도의 부양책 확대는 주택 부문과 지방정부의 지속적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데 그칠 것이란 것입니다. 부동산 문제 등을 금세 해결할 정책 같은 건 없다는 얘기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