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났던 팔라듐의 추락…5년여만에 최저 '뚝' [원자재 포커스]
전기차 판매 늘며 팔라듐 수요 둔화 우려
車제조사, 더 저렴한 백금 등 대체제 선호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에 중요한 소재인 팔라듐 가격이 올해 45% 넘게 폭락했다.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에 주로 쓰이는 팔라듐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팔라듐 12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8% 오른 온스당 991.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팔라듐 가격은 지난주 1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아직 100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팔라듐 현물 가격은 이날 온스당 993.3달러에 거래됐다. 팔라듐 현물 가격은 연초에만 온스당 1811달러 선에서 움직였으나 올해 들어 45% 넘게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세계를 강타했던 2008년 이후 팔라듐의 최악의 한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빛났던 팔라듐의 추락…5년여만에 최저 '뚝' [원자재 포커스]
팔라듐은 금, 은, 백금 등과 함께 희귀 귀금속 중 하나로 꼽힌다. 다른 귀금속과 달리 팔라듐은 산업용 수요가 많다.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 촉매 컨버터에 주로 쓰인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팔라듐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3440.76달러까지 뛰었다. 러시아는 팔라듐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팔라듐에 대한 수요 감소 우려가 커졌다. 전기차에는 팔라듐이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빛났던 팔라듐의 추락…5년여만에 최저 '뚝' [원자재 포커스]
에드워드 메이어 마렉스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신규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14%에서 올해 18%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이 비중이 20%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팔라듐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 4월 발표한 연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5% 증가한 1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팔라듐 가격이 치솟자 최근 산업 현장에서 팔라듐 대체용으로 보다 가격이 저렴한 백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팔라듐 가격은 백금보다 거의 두배 수준에서 거래됐기 때문이다. 백금 현물 가격은 현재 온스당 871.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팔라듐 재고도 충분한 상황이다. 시장분석 업체인 매탈포커스는 팔라듐의 올해 재고를 약 1164만온스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22년 1235만온스, 2021년 1289만온스와 비교한 수준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