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소폭 웃돈 8월 CPI

영향력 없었던 8월 CPI…시장의 관심은 유가로 [나수지의 미나리]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3.7%로 시장의 예상(3.6%)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전월대비해서는 0.6%올라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7월 3.0%로 바닥을 찍은 뒤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이 더욱 중요하게 보는 건 근원 CPI입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제외한 지표입니다. 8월 근원 CPI는 전년대비 4.3%상승해 시장의 예상과 같았습니다, 전월대비로는 0.3%상승해 예상인 0.2%를 웃돌았습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가장 눈에 띕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대비 5.6%올라 전체 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주거비는 0.3% 상승해 그간 0.4~0.6% 사이에서 오갔던 '박스권'을 벗어나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운송비는 2.0% 상승해 최근 6개월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휴가철로인한 운임 상승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저널(WSJ) 기자는 "지난 3개월간 근원 CPI를 연율로 환산하면 2.4%, 6개월 평균은 3.7%로 근원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뚜렷하다"면서도 "8월 근원 CPI가 지난 두번의 발표만큼(0.2%) 낮지 않았고 예상보다 높았다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다음주 FOMC에서 이뤄질 금리동결을 바꿀 수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날 페드워치가 집계한 9월 FOMC 금리 동결 가능성은 97%까지 치솟았습니다. 하루 전인 92%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11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59%로 하루전 55%보다 올라갔습니다. 8월 CPI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오전장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이제 높아진 유가가 다음달 물가에 미칠 영향과 9월 FOMC 이후 파월의 발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테슬라, 하반기 매수 타이밍"

테슬라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단숨에 끌어올렸던 모건스탠리가 테슬라 주가와 관련한 또 다른 메모를 내놨습니다.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올려잡은 뒤 투자자들의 반발이 있었다"면서 "자동차 제조와 판매만 생각하면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하겠지만 표면아래에서 훨씬 더 많은 일이 벌어지고있다"고 기존 보고서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옹호했습니다. 매수 보고서를 낸 시점은 매수 타이밍을 감안한 것이 아니라 테슬라의 장기성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그는 "자동차 뿐 아니라 회사 전체 애널리스트들의 협업의 산물"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시점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 테슬라 주가가 부진한 실적때문에 흔들린다면 매수 타이밍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그는 "하반기 자동차부문 순이익이 줄겠지만, 서비스 및 기차분야 수익은 2030년까지 자동차 수익만큼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발표로 주가가 흔들린다면 테슬라 비중을 늘리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내다봤습니다.

유가·임금 상승에 부진한 항공주

영향력 없었던 8월 CPI…시장의 관심은 유가로 [나수지의 미나리]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항공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장중 아메리칸항공이 -3%, 델타항공도 -2%가량 하락하면서 항공주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습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 날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춰잡았습니다. 기존에는 주당 0.95달러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0.20~0.30달러로 실정 전망치를 낮췄습니다. 최근 임금 협상으로 비용이 늘어난데다 유가가 올라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는 게 아메리칸항공의 설명입니다. 항공권가격도 내려가고 있습니다. 항공권 예약 앱 호퍼의 분석에 따르면 9~10월 미국내 항공권 평균 가격은 여름 성수기보다 30%하락한 211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수치들은 다음달 중순부터 발표될 3분기 미국 항공주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됩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