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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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형 로펌 앨런앤오버리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셔먼앤스털링과 합병한다.

‘앨런 오버리 셔먼 스털링(A&O Shearman)’이라는 이름의 새 회사는 연간 수익이 34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이르는 세계 3위 로펌에 오를 전망이다. 대서양 양안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법률 시장 지각변동이라는 평가다.

英앨런앤오버리-美셔먼앤스털링 합병…글로벌 법률시장 지각변동
앨런앤오버리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은 합병 계획을 밝혔다.

앨런앤오버리는 영국 상위 5대 로펌을 뜻하는 ‘매직 서클’ 소속이다. 전 세계에 3000명 이상의 변호사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익은 27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파트너 변호사 1명당 240만달러(약 32억원)의 실적을 냈다.

앨런앤오버리는 “미국과 영국의 법률 지식을 동등한 수준으로 보유한 유일한 글로벌 로펌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익성이 비교적 높은 미국 시장에의 진출은 이 회사의 오랜 염원이었다. 회사 측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법률‧규제‧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최고의 품질과 깊이를 갖춘 법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부합하기 위함”이라고 합병 취지를 설명했다.

셔먼앤스털링은 150년 역사를 가진 유력 로펌이다. 700여명의 변호사를 둔 셔먼앤스털링의 지난해 매출은 10억달러 이상으로, 파트너 변호사 1명당 300만달러의 수익을 가져갔다. 그러나 최근 법률 수요 둔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 초까지 영‧미 합작 로펌인 호건로벨스와 합병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지난 3월께 협상이 중단됐다.

英앨런앤오버리-美셔먼앤스털링 합병…글로벌 법률시장 지각변동
앞으로는 전 세계 49개 사무소에서 3900명의 변호사가 A&O 셔먼 소속으로 일하게 된다. 사모펀드와생명과학, 에너지 전환 등을 전문 분야로 삼을 계획이다.

윔 디용 앨런앤오버리 수석 파트너는 “A&O 셔먼은 세계 어느 로펌과도 다를 것”이라며 “두 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디용 파트너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A&O 셔먼이 “미국에서 30%, 영국에서 30%, 나머지 지역에서 40%를 벌어들이는 유례없는 수익 구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덤 하키 셔먼앤스털링 수석 파트너는 “이번 합병은 글로벌 엘리트 기업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두 회사 모두에게 진정으로 판도를 바꾸는 순간”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O 셔먼이 수익 측면에서 세계 3위 로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법률 전문 매체 아메리칸로이어에 따르면 현재 1~3위 로펌은 커크랜드앤앨리스, 레이텀앤왓킨스, DLA파이퍼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2000년 영국의 클리포드챈스와 미국의 로저스앤웰스 이후 양안 역사에서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합병 절차는 올여름 파트너 변호사들의 투표로 완료될 전망이다. 6~12개월 내로 관련 절차를 모두 끝내는 것이 두 회사의 목표다. 새 회사를 어느 쪽이 이끌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