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은행 JP모간이 1분기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달 불거진 은행위기에 불안해진 고객들이 대형은행으로 몰린 결과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JP모간은 1분기 매출이 393억4000만달러(약 51조2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리피니티브 추정치인 361억9000만달러를 8.7% 웃돌았다.

조정된 주당순이익은 4.32달러로 역시 시장 추정치인 3.41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예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보다 370억달러 증가한 2조3800억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실리콘밸리뱅크(SVB) 등 미국 지역은행들에서 위기가 발생하자 사람들이 안전한 대형은행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건전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여전히 소비를 하고 기업들도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1년간 우리가 주시해 온 먹구름(경기침체 위험 등)은 아직 남아있고, 은행 산업 위기가 위험을 더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를 우려한 은행들이 대출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경기 둔화에 대비해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고객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해 보유하는 돈이다. CNBC는 스트리트어카운트 전망치를 인용해 JP모간이 22억7000만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JP모간 대손충당금(9억200만달러)의 2.5배에 달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