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집값 하락 본격화하나…산호세 5.1%↓, 시애틀 3.8%↓
미국의 집값 하락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부터 미 주택 가격을 추적·조사해온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미 주택가격평가지수는 지난 5월 19.3%(연율 기준)에서 6월 17.3%로 2%포인트 하락했다. 집값이 급락했던 2007~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월 최대 하락폭이 1.19%포인트에 그쳤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가장 큰 원인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지목됐다. 모기지뉴스데일리에 따르면 연초 연 3%대 초반이었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달 연 6%대까지 급등했다. 현재 5%대 초반으로 다시 하락했으나 여전히 단기간 지나치게 많이 뛴 상태라는 분석이다.

벤 그라보스크 블랙나이트 대표는 “특히 미국 내 대도시의 집값 둔화 현상이 뚜렷하다”며 “25개 주요 도시에선 한달 만에 3%포인트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호세 등 일부 도시 집값은 직전 고점 대비 실제 하락하기 시작했다. 블랙나이트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호세 등 일부 도시 집값은 직전 고점 대비 실제 하락하기 시작했다. 블랙나이트 제공
특히 산호세 집값은 지난 2개월간 5.1%(직전 고점 대비), 시애틀 집값은 같은 기간 3.8% 각각 하락했다는 게 블랙나이트의 추적 결과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고, 덴버 등의 집값도 하락했다. 일부 대도시에선 집값 상승률이 둔화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라보스크 대표는 “집값 상승률이 장기 평균으로 되돌아가려면 6개월 정도는 상승률이 둔화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주택 재고가 약 70만 채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값 상승률이 정상화하기 위해선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