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핫 종목 -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구조적 성장세 지속...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주목'
코스피지수가 10월 들어 연일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경기 변동성 가운데서도 꾸준한 실적을 내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성장성을 갖췄으면서도 구조적 성장세에 올라탄 종목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은 글로벌 지정학적 변동과 기술적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했다. CDMO는 의약품을 위탁받아 개발부터 생산까지 수행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항체의약품 위주의 전통적 위탁생산 시장을 넘어 항체약물접합체(ADC), 펩타이드,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탄탄한 실적이 매력…생산능력·포트폴리오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그리고 글로벌 거점 전략을 결합한 ‘3UP’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1조32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9% 늘어난 586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4.4%로 글로벌 바이오 CDMO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송도 제1바이오캠퍼스 1~4공장(총 60만4000ℓ)의 안정적인 가동률과 우호적 환율이 작용한 결과다. 상반기 누적으로 영업이익 누적액이 1조1672억 원에 달한다.

꾸준한 실적 성장 배경은 압도적 생산능력이다. 송도 제1바이오캠퍼스의 1공장(3만ℓ), 2공장(15.4만ℓ), 3공장(18만ℓ), 4공장(24만ℓ)에 더해 2025년 4월 제2바이오캠퍼스의 5공장(18만ℓ)이 성공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3월 31일에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6만ℓ 규모)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글로벌 생산능력을 84만5000ℓ로 끌어올렸다.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약 46만ℓ)와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약 45.6만ℓ)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또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6공장(18만ℓ) 증설을 준비 중이며,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 내 7~8공장 완공을 포함해 총 7조5000억 원을 투입함으로써 총 생산능력을 132만4000ℓ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도 진행형이다. 항체 중심의 위탁생산(CMO) 사업을 넘어 차세대 고부가가치 모달리티인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펩타이드로 사업 영역을 수직 확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내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해 2025년 3월부터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시설은 20~500ℓ 규모의 바이오접합 공정을 지원하며, 2027년 3분기까지 ADC 완제의약품 생산라인 및 사전 충전형 주사기 라인을 순차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글로벌 당뇨·비만 치료제(GLP-1 계열) 수요 폭증에 선제 대응도 나섰다. 스위스 펩타이드 CDMO 전문 기업인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를 추진했다. 인수 금액은 국내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4억6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7000억 원)이다. 이를 통해 2035년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원료 시장 진출 발판을 다졌다.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미국 생물보안법의 구조적 수혜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안보상 우려가 있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미국 및 글로벌 빅파마들이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위탁생산 물량을 전환하는 신규 수주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성공 논리 중 하나인 ‘중국으로부터의 초격차’가 현실화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구조적 성장세 지속...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주목'


ESG 경쟁력·성장성 부각…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주목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관점에서도 놓칠 수 없는 기업이다. 환경 부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공식 가입했다. 2030년 RE80, 2050년 탄소중립(net-zero) 달성을 목표로 명확한 로드맵을 실행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전력 사용량 중 재생에너지 전환율 RE39.5를 달성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지침에 따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사회 부문에서는 고객사와 협력사를 아우르는 상생 협력과 안전보건 관리를 강화했다. 국내 CDMO 업계 최초로 제약바이오 산업 공급망 이니셔티브인 PSCI에 가입하여 공급망 내 환경·안전·인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인적분할은 지배구조 부문의 플러스 요인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배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인적분할 신설법인으로 분리함으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전업 기업으로 명확하게 재편됐다.

유상증자는 투자자들이 챙겨봐야 할 부분이다. 회사는 6공장 증설(1조9000억 원) 및 폴리펩타이드 인수 자금(2조7100억 원), 미국 공장 설비 확충(6900억 원) 등을 포함해 총 15조4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약 3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으로 인해 주당 순이익이 4.7~4.9%가량 희석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이 단기 재무 구조 개선이 아닌 확고한 미래 매출원으로 직결되는 핵심 자산 인수에 투입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 성장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4000억 원을 웃돈다. 올해 5조4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은 내년에 6조3000억 원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줄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월 들어 20배대로 떨어져 역사적 저점으로 인식된다. 1년 전 62배에 달하던 밸류에이션 부담이 스위스 론자(25배) 등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 1위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은 수준으로 상대적인 주가 매력이 높아졌단 의미다.

주가를 눌러왔던 노사 리스크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10월 말부터 3주간 예정된 1차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문제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최근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 파업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규 수주 모멘텀의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