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스페셜 - 2026 상반기 달군 ESG NEWS 기업편
글로벌 기술기업(빅테크)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가 6월 18일(현지시간)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5%인, 약 1만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찍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내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의 외부 전경. 2023.01.19.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기술기업(빅테크)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가 6월 18일(현지시간)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5%인, 약 1만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찍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내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의 외부 전경. 2023.01.19. 사진=연합뉴스
빅테크 기후 목표 흔들리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은 올해 상반기 빅테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대 변수였다. 지난 4월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사용량 공개를 요구했다. 주요 빅테크의 전력과 용수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북미 데이터센터가 2025년 사용한 용수는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한 약 1조800억 리터(L)에 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2024 회계연도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2020년보다 23.4%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을 매시간 재생에너지로 맞추겠다는 목표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I 경쟁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세운 기후 목표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빅테크의 가스 중심 전력 확충도 향후 지속적인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발전은 석탄보다 배출량이 적은 과도기 전원으로 분류되지만,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에서만 최소 57개 가스발전소 프로젝트가 추진되거나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폭스바겐 행사에 ID. ERA 9X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인력을 1만9000명 줄일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폭스바겐 행사에 ID. ERA 9X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인력을 1만9000명 줄일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 EV 후퇴로 700억 달러 손실

전기차(EV) 전환도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3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전략을 후퇴시키는 과정에서 700억 달러(106조4000억 원)가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로이터에 따르면 혼다는 전기차 사업 재편에 따라 157억 달러(23조90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됐다. GM, 폭스바겐·포르쉐, 스텔란티스도 전기차 생산 계획을 손질하면서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생산 계획을 수정하고 일부 대형 전기차 생산을 접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5억 달러(29조6000억 원)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GM 역시 전기차 생산능력과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60억 달러(9조1000억 원)의 비용을 장부에 반영했다. 폭스바겐그룹도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 변경 등으로 51억 유로(9조 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스텔란티스도 전기차 공급망 축소 등으로 상당한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케냐에 있는 카쿠마 지역 난민캠프에에서 친환경 쿡스토브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케냐에 있는 카쿠마 지역 난민캠프에에서 친환경 쿡스토브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탄소크레디트, 신뢰의 위기를 맞다

올해 상반기 탄소크레디트 시장에서는 신뢰성 논란이 이어졌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지난 2월 파리협정 6.4조에 따라 설립된 유엔 탄소시장에서 첫 탄소크레디트 발행을 승인했다. 첫 발행 대상은 미얀마 고효율 조리기구인 쿡스토브 보급 사업이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을 둘러싸고 실제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검증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탄소크레디트의 신뢰성 문제가 부각됐다.

지난 6월 카본마켓워치, 플랜1.5 등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카본마켓워치는 파리협정 6.4조 체제에서 승인된 초기 사업들이 쿡스토브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으며, 해당 사업의 감축량이 과대 산정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랜1.5도 국내 기업들이 참여한 쿡스토브 사업 감축 실적의 40%가 부풀려졌다며 사업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크레디트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블룸버그는 중국 창칭·성리 유전 등의 배출감축 프로젝트를 드론 영상과 위성사진 등을 활용해 현장 취재한 결과, 일부 사업에서 실제 온실가스 포집 설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보도했다. 성리 유전의 한 사업장에서는 가스 포집 설비 대신 석유를 뽑아내는 펌프와 배기가스 연소탑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나온 크레디트는 유럽의 업스트림 배출감축 제도에 따라 석유·가스 생산 과정의 배출을 줄인 실적으로 인정받아 판매된 바 있다. 유럽 9개국 이상의 기업들이 중국 프로젝트에서 나온 탄소크레디트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엑손모빌, 셸, 토털에너지, 비톨 등 에너지 기업도 해당 크레디트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독일 환경청은 중국 내 배출감축 프로젝트 45건을 의심 사례로 보고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30개 프로젝트에서 발행된 210만 톤(t) 규모의 탄소크레디트를 무효화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