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력 업종은 하반기 ESG 투자 유망 분야로 꼽힌다. 반면 태양광은 중국발 구조조정과 미래 기술 기대감이 맞물리며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변동성 확대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경ESG] 하반기 산업별 투자 기상도
올해 상반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는 비교적 양호한 성과 를 기록했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ETF(ICLN.US)는 연초 이후 23.7% 상승했으며, 수소 ETF(HYDR.US) 는 67.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수소 관련 ETF는 중소형주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 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 펀더멘털 변화, ETF 수급 및 모멘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하반기 신재생에너지 투자 기상도는 업종별로 뚜렷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력 인프라가 가장 ‘맑음’에 가까운 업종으로 평가되는 반면, 태양광은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변동성 확대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배터리와 녹색광물은 중장기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구름 조금’ 수준의 투자 환경이 예상된다.
특히 전력 인프라 업종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 업종으로 부상했다. 데이터센터와 AI 산업 성장 과정에서 전력 공급과 전력망이 핵심 병목으로 지목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 관련 주가는 기업 실적보다 기대감이 앞서면서 변동성이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량 지표로 보면 전력화 ETF(ZAP.US)와 전력망 ETF(GRID.US)는 여전히 신재생에너지 투자군 안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MSCI가 산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인 ACWI(All Country World Index) 편입 기업들을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종별로 분류한 뒤, 각 기업의 12개 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을 편입 비중에 따라 합산한 결과 전력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가장 우수했다.
상반기 주도 테마였던 태양광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전력망과 전력화 ETF가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이들 업종은 이익 성장세가 비교적 안정적이므로 다른 신재생 테마보다 주가 변동성도 낮은 편이다.
주요 에너지 ETF의 자금 흐름, 거래량, 주가 모멘텀 등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도 전력화와 전력망 ETF의 강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력 ETF에 편입된 기업들은 이익 전망이 꾸준히 개선되는 종목 비중이 높았다. 반면 한국 기업은 이익 전망이 좋아지는 경우와 나빠지는 경우 모두 변동 폭이 커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재생 산업, 밸류에이션 높지만 성장 기대 높아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안 에너지로 신재생 ETF(ICLN.US) 강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종전 기대감과 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 증가 기대감으로 주도 테마가 된 전력주도 단기 급등 이후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업가치는 결국 매출과 이익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익 전망이 탄탄한 기업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도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 신재 생에너지 산업은 신기술 개발을 기반으로 하는 신산 업인 만큼 주가 변동성이 크고 주가수익비율(PER)도 높은 편이어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높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만한 높은 성장 전망도 동반되고 있으며, 향후 12개월 기준 매출과 이익 추정치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별로는 전력 인프라가 가장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수급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태양광은 중국발 구조조정과 높은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며, 배터리와 녹색광물은 공급망 재편과 미래 모빌리티 확산이라는 중장기 성장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 에너지 투자군 안에서 종합 점수가 가장 높은 전력 테마는 국내 ETF 시장에서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상장 전력 ETF는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으로 나뉘는데, 국내 주식형은 연초 이후 100% 수준의 높은 성과를 냈지만 변동성도 크다. 반면 해외 전력 ETF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전력주 편입종목도 펀더멘털은 양호하지만 과도한 기대감으로 급등락을 겪은 뒤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① 전력, 해외는 안정적 이익성장…국내는 숨고르기 국면
국내 상장 전력 ETF는 10개를 넘어섰다. 국내 주식형 5조5000억 원, 해외주식형 3조2000억 원을 합쳐 전체 규모는 8조7000억 원에 달한다. 자산 규모와 거래대금 측면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품은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다. 이 ETF는 국내 주식형 상품으로, 효성중공업(20.7%), LS ELECTRIC (20.0%), HD현대일렉트릭(19.6%), LS(13.8%), 대한전선(8.8%) 등 주요 종목을 담고 있다.
다만 국내 전력주는 5월 초를 고점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주요 편입종목 상위 10개 기업의 고점 대비 최대 낙폭은 평균 61%였다. 가장 많이 하락한 LS ELECTRIC은 고점에서 저점까지 71% 하락했다. 5월 하락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됐다기보다는 4월 과도했던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상승분이 반납된 성격이 강했다.
② 탄소배출권, 글로벌은 완만한 반등…국내는 상승세
글로벌 탄소배출권 ETF는 3월 말 저점을 지나 완만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오랜 부진으로 시장 관심이 줄어 거래량은 많지 않다. 펀드 자금도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량 하락으로 단기 수급 점수도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탄소배출권은 주식시장과 비교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대안 자산의 성격을 보였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반등을 이어가면서 모멘텀 점수는 높게 나타났다. 유럽은 그동안 탄소배출권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최근 산업 경쟁력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회원국은 탄소 가격 급등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등은 탄소 가격 부담을 이유로 가격 급등 시 ‘긴급 브레이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우려가 1분기 배출권 약세를 이끌었고, 시장 관심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다만 실제로 긴급 브레이크 정책이 발동된 것은 아니며, 글로벌 배출권 가격은 완만하게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탄소배출권(KAU25)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KAU25의 최근 종가는 2만650원으로 연초 이후 상승률이 100%에 달한다. 2026년부터 시행되는 4차 계획기간에서 무상할당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중장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6월 초에는 정산 시즌에 돌입하면서 가격의 급등락이 발생했다. 5월 말 2만 원 초반이던 가격은 6월 8일 2만8800원까지 올라 2주 만에 40%가량 급등했고 현재는 다시 2만 원 초반 수준의 가격으로 내려왔다.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국제 가격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원·유로 환율 1757원을 적용하면 국내 가격은 약 11.7유로 수준이다. 이는 EU 집행위원회가 확정한 2026년 1분기 CBAM 인증서 가격인 75.35유로의 약 15%에 불과하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 유럽 탄소배출권(EU ETS) 가격과 한국 배출권(KAU) 가격 차이에 배출량을 곱해 인증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국내 배출권 가격과 유럽 가격의 차이가 앞으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③ 전기차·배터리, 친환경 넘어 전략 산업으로 부상
배터리는 이제 단순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상 반드시 필요한 혁신 기술로 재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기후정책 후퇴 우려가 커졌고, 중국이 신재생산업 밸류체인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배터리는 전기차를 넘어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모빌리티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 수요가 늘고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도 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무선으로 움직이는 드론, 스마트카,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본격적으로 양산된다면 기존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수요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미국에서도 배터리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와 안보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핵심 광물을 신뢰하기 어려운 공급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정책적으로도 미국은 국방생산법(DPA)을 활용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 공급을 중국 외 지역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물론 단기간에 중국 중심 밸류체인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은 중장기 목표로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배터리 ETF 편입비 상위 10개 편입종목을 보면 칠레와 호주 광산 기업, 테슬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 기업이다. 배터리 ETF 안에서 비중이 높고 최근 반등을 이끄는 기업도 리튬 밸류체인 관련 기업들이다. 향후 미래 혁신 기술로 주목받는 드론, 스마트카,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양산이 본격화된다면 배터리 산업의 장기 재평가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④ 녹색 광물, 미국의 광물 자립이 신재생에 긍정적인 이유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녹색광물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원료다. 문제는 이들 광물의 공급망 상당 부분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오염물질 배출이 많고 위험한 정제·가공 과정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과거 세계화 시대에는 선진국에서 광물 탐사, 채굴, 정제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맞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가 안보 관점에서 광물 밸류체인을 중국에 의존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외 지역의 광물 산업에 대규모 투자와 보조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 아래 중국산 녹색 광물 의존도는 미국의 신재생 전환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미국이 광물 자립도를 높이면 그동안 신재생 산업에 부정적이었던 정책 기조가 일부 전환될 가능성도 생긴다.
물론 미국과 선진국이 광물 탐사부터 채굴, 정제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하루아침에 자립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략적 이유로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긴 시계열에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때 필요한 광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해상풍력, 육상풍력, 태양광 순으로 광물 사용량이 많다. 모든 발전원에는 구리가 공통으로 들어가며 풍력에는 아연, 망간, 크로뮴 등이 필요하다. 태양광은 실리콘을 주된 원료로 사용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많은 녹색광물을 필요로 한다. 주요 투입 원료는 흑연, 구리, 니켈, 망간, 코발트, 리튬 등이다. 결국 앞으로 녹색광물을 얼마나 중국 외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신재생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⑤ 태양광, 중국 태양광, 중소형사 구조조정에 대형주 강세
중국 태양광 산업은 과잉 투자, 가격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지방정부의 투자 유치 경쟁과 기업들의 중복투자가 이어지면서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이 급격히 늘었고 공급과잉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법 개정과 자본 요건 상향 등을 통해 한계 기업의 무분별한 설비 확장을 제한하고, 과도한 가격 경쟁을 단속할 방침이다. 태양광 ETF(TAN.US)는 자금이 유입되고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신재생 에너지 중 주도 테마로 부상했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가장 급등락이 심한 테마이기도 했다.
새롭게 상장한 스페이스X(SpaceX)는 우주에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태양광으로 발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미완성 기술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의존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성장성이 큰 만큼 가격 변동성도 클 수 있어 투자 비중을 과도하게 늘리지 않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중국 본토에 상장된 태양광 ETF 가운데 Huatai-PineBridge 태양광 ETF는 압도적인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 ETF의 총자산(AUM)은 14억 달러로, 나머지 9개 ETF의 합산 AUM 8억6000만 달러를 웃돈다. 유동성과 자산 규모 면에서 중국 태양광 ETF 시장의 대표 상품으로 볼 수 있다. 이 ETF는 중국 태양광 기업 92개를 편입했는데, 이 중 시가총액 100억 달러 미만의 소형주가 74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가총액 200억 달러 이상의 대형주는 7개, 나머지 18개는 그 중간에 위치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국 태양광 산업이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통해 질적 성장 체계로 전환하고 선도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중소형주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이 심화되면서 태양광 산업 상장 주식도 대형주 중심으로 성과가 쏠리고 있다. 태양광 소형주 성과는 전체 산업 대비 부진했으며, 최근에는 태양광 산업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