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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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붐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5년간 48% 급증했다. 구글의 '2030년 탄소중립' 목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막대한 전력 필요한 데이터센터 때문"

사진=구글 '2024년 환경보고서'
사진=구글 '2024년 환경보고서'
2일(현지시간) 발표된 구글의 '2024년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430만t으로 5년 전인 2019년(970만t)보다 48%, 2022년(1260만t)보다 13% 높았다. 구글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의 급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구글의 '제미나이'나 오픈AI의 'GPT-4'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구글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작년 2만5910GWh(기가와트시)로 5년 전(1만2801GWh)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1기가와트시는 수십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가 1시간 동안 생산하는 에너지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구글, 온실가스 배출량 '0' 만들겠다더니…5년 동안 48% 급증
구글은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대해 "AI를 제품에 더 많이 적용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했고 기술 인프라 구축에 투자도 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매우 야심 찬 목표"라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미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복잡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작년은 탄소 제거 전략을 시작한 첫해"라며 "이미 영향력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고 탄소 크레딧(탄소 배출권) 거래 계약도 시작했다"고 했다. 구글은 "작년 데이터센터와 사무실 전체에서 무탄소 에너지 사용 비중은 평균 64%였다"며 "구글 데이터센터가 다른 기업의 데이터센터보다 평균 1.8배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전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감축량이 배출량을 상쇄해 ‘제로(0)’가 되는 상태를 뜻한다.

"AI냐 탄소중립이냐"갈림길 선 테크기업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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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이 거세지면서 테크 기업들은 기존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의 사샤 루치오니 기후 책임자는 "테크 기업들이 환경 목표를 설정할 때는 AI의 엄청난 성장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AI 기술을 구축하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지, 또 실행하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환경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내고 데이터센터의 증가로 작년 탄소 배출량이 2020년보다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전력 수요의 급격한 증가는 수조 달러 규모 테크 기업들의 친환경 에너지 목표뿐 아니라 미국 전체의 에너지 전환 계획을 뒤엎을 수 있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전력 수요는 2022년 2만708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3만601TWh로 4년 사이 13% 늘어날 전망이다. 그중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1%에서 4.4%로 두 배 이상 늘어나고, 2030년에는 10.2%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