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빌딩숲 한 가운데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우뚝 서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빌딩숲 한 가운데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우뚝 서있다. AFP 연합뉴스
수요 둔화와 고금리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내년에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상업용 부동산 정보분석업체인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현재 13.6%로 2019년말 9.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코스타는 내년 말에는 15.7%로 공실률이 더 높아지고, 2026년 말에는 17% 이상까지 치솟아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며 "건물주들은 입주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은 비관적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들의 대출 연장이 만기가 되는데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스타는 특히 현재 사무실 임대 계약의 거의 절반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체결된 것이라 계약이 만료되면 공실률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직원 수는 소폭 늘었지만,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보편화되고 있어서다.

스쿠프테크놀러지스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근무를 허용하는 기업들은 올해 1분기 51%에서 4분기에 62%로 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높아진 대출 금리다. 에버코어ISI 스티브 사크와 애널리스트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만기가 돌아온다면 현재 3~4%대 금리로 재융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모기지 금리는 7%대 수준이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트랩(Trepp)은 내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연체율이 8%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건물주가 대폭 할인된 가격이 빌딩을 매각하거나 건물을 채권자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의 주요 사무실 빌딩을 소유한 RXR부동산 최고경영자(CEO) 스콧 레츨러는 "2024년은 게임의 시간"이라면서 "건물주와 대출 기관들은 건물 적정 가치가 어느 정도일지, 부채가 얼마나 필요할지, 자본구조는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등을 놓고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