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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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S&P500 기업의 CEO 가운데 현재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기부한 사람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데이터를 분석한데 따르면, 트럼프는 내년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 선두주자이고 기부금 조달 규모도 4,550만달러(597억원)로 가장 많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기부자 중에 미국상장 대기업인 S&P 500 기업의 CEO는 단 한명도 없다.

대신 트럼프의 경쟁자인 전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유엔대사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팀 스캇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이들 대기업 CEO들의 기부금을 끌어들였다.

팀 스캇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사진) 은 골드만삭스의 CEO 데이빗 솔로몬과 헤지펀드 블랙스톤의 CEO인 스티븐 슈워츠맨 등 S&P500 CEO들로부터 가장 많은 기부금을 받았다.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게는 엑슨 모바일과 합병하기로 한 파이오니어와 Cboe(시카고옵션거래소) 등의 경영진들이 기부금을 제공했다.

모토롤라, 더모피셔, AT&T, 엣시 등 기업의 CEO는 전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에게 기부금을 냈다.

대기업인 S&P 500 기업의 CEO가 트럼프를 피하는 것은 “너무 와일드 카드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템플대학교의 캠페인 자금조달 전문가인 정치학 교수 로빈 콜로드니가 지적했다. 안정성이 필요한 대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면 또 다시 무역전쟁을 일으키거나 연방정부 폐쇄 등에 대한 우려가 높은 트럼프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의 브랜드를 손상시킨 뉴욕에서 진행중인 민사 사기 재판 등 법적 문제도 경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콜로드니 교수에 따르면, 팀 스캇 상원의원은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최고의 공화당원이라는 평가 덕분에 금융 부문의 거물급 CEO들의 기부금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콜로드니는 내년초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열리는 예비 전당대회 이후에는 CEO들의 기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적으로 S&P500 기업중 아직까지는 15개 기업의 CEO 16명(파이오니어는 현CEO와 후임CEO 모두 기부) 이 공화당 대선 후보의 캠페인 위원회에 기부했다.

16명 가운데 8명이 규정상 허용되는 최대 금액인 3,300달러를 기부했으며 6,600달러를 기부한 경우는 배우자 기부금을 포함하거나 기부자가 예비선거와 총선거에 모두 기부하는 경우 6,600달러까지 가능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주요 캠페인 위원회는 S&P 500 기업의 CEO로부터 기부금을 받지 못했으나 공동 기금 모금 위원회인 ‘바이든 승리 기금’에는 넷플릭스같은 대기업 CEO가 포함돼있다.
주요 캠페인 위원회가 아닌 이 펀드에는 개인의 기부한도가 더 높아 넷플릭스의 전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벤타스의 CEO 데브라 카파로 등이 기부했다. .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