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3일(현지시간) "부자 외국인들에 제공했던 특별세금제도는 '불공평한 재정' 정책으로서 (포르투갈 경제를 되살리는 데) 이제 더 이상 합리적이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 특별세제는 2024년부터 폐지될 예정이다.
이번에 전면 폐지되는 외국인 특별세제는 소득세법상 포르투갈에 연간 183일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들 중 교수, 건축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고부가가치 근로활동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20%의 특별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있다. 또 외국인 이주자가 본국에서 받는 연금소득에 대해 10%의 최저 고정세율만 부과하거나, 세입자의 임대료 등 외국인 이주자의 국외 원천 소득에 대해 해당 국가에서 과세하는 경우 면세 혜택을 제공했던 방안 등도 사라진다.
포르투갈 정부는 외국인 특별세제로 인해 면세된 소득이 지난해에만 15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정부 지침은 포르투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으로 부유층 이주민의 주택 구매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집값은 몇년 새 꾸준하게 연간 7% 내외 상승률을 기록해왔다. 2021년엔 전년 대비 157%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수도 리스본과 포르투, 알가르베 등 특정 지역에서는 집값과 임대료가 폭등함에 따라 주민들이 주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최근 포르투갈 전역 24개 도시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계속됐다. 포르투갈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도 또 다른 '부유층 외국인 우대 조치'인 골든비자 제도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골든비자는 외국인 이주민이 포르투갈에 50만유로 이상의 부동산을 구매하거나 이에 준하는 직접투자를 하면 장기 체류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