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식 : 다우 0.07%, S&P500 -0.01%, 나스닥 -0.20%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51%(-5.7bp), 2년물 4.943%(-1.8bp)
어제 장중 연 4.33%까지 치솟으면서 뉴욕 증시를 압박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8일(미 동부시간) 아침부터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전날 2007년 이후 최고치인 4.284%에서 거래를 마쳤던 10년물은 한때 7bp 이상 하락해 4.213%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금리의 하락 폭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오후 들어 금리는 내림 폭을 줄이더니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은 5.7bp 내린 4.251%, 2년물은 1.8bp 떨어진 4.943%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고 중국 경제 부진으로부터 그리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중국은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디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미국에 더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이는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인다. 경제 성장 개선 속에 디스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건 미국 경제에 이득"이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중국의 성장은 실망스러웠지만 글로벌 경제의 구도를 바꿀 만큼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그리고 중국 경제의 약화는 미국 등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는 부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정부가 부양책을 추가하고 기업들의 재고 주기도 다소 개선됨에 따라 어느 정도 강한 성장을 예상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증시의 폭락(항생 -2.05%, 상하이 -1.0%)은 유럽 증시(독일 DAX -0.65%, 영국 FTSE -0.65%)을 거쳐 미국 증시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9%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별다른 경제 데이터 발표가 없는 가운데, 금리가 내림세를 이어가자 주가는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금리 하락 폭은 그동안 상승세에 비하면 크지 않았고, 주가 반등은 시원치 않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0.07%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S&P500은 0.01% 약보합세를 나타냈고, 나스닥은 0.20%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금리 움직임에 있어 다음주는 매우 중요합니다. 글로벌 채권과 주식의 동반 매도세에 지친 투자자들은 24~26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미 중앙은행(Fed)과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지켜볼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 동부시간 25일 아침 10시 5분에 연설하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은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7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에서 헤드라인 수치가 6월 3.0%에서 3.2%로 반등하고, 7월 생산자물가(P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뒤 월가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끈적끈적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은 'higher for longer'라는 Fed의 주장을 더 많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게 장기 금리가 상승한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최근 장기 실질 금리를 높인 핵심 요인은 1) 재정 적자 증가와 2) '높은 실질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겠다'(higher for longer)라는 Fed의 의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기본적으로는 지난 수요일 공개됐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나타난 것처럼 약간 매파적일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회의록에는 "대부분 참가자는 상당한(Significant)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계속해서 확인했으며 이는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죠. 게다가 그 이후에 나온 2분기 GDP 성장률,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경제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더 뜨거워지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파월 발언의 어조는 지난 7월 FOMC 때보다 덜 균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Fed는 데이터에 의존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7월 FOMC 이후 나온 2분기 GDP와 7월 데이터는 활발했다. 이는 아마도 Fed 인사들의 인플레이션 재가속에 대한 걱정을 증가시켰을 것이다. 우리는 파월이 2024년 금리 인하 기대를 반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모든 FOMC 회의가 (금리 인상이 가능한) 라이브 회의라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금의 금리 인상 페이스에 편안하다'고 한다면 시장은 9월에는 동결하고 11월에 올릴 것이란 가이던스로 여길 수 있다. 우리 전략가들은 7월 회의록과 파월 발언은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좀 더 가격에 반영하도록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확실한 건 그의 발언보다 인플레이션 데이터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한다면 Fed는 더 올릴 이유가 없다. 그리고 Fed는 데이터에 의존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이 아니라 오는 9월 13일 나오는 8월 물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죠.
S&P 글로벌은 "잭슨홀 회의는 통화 정책을 업데이트하는 곳으로 미국 통화 정책과 관련해 구체적 방향은 찾지 못하더라도 어조는 여전히 시장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그런 기대가 이미 엔비디아의 주가에 모두 반영되었고, 실적 발표가 '뉴스에 팔아라'라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CNBC가 오늘 실시한 투자자 설문을 보면 이런 의견에 57.4%가 동의합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란 의견 42.6%보다 높습니다.
인프라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제이 햇필드 CEO는 향후 한 주 동안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실적, 엔비디아의 실적, 그리고 정도는 덜하지만 잭슨홀”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스는 어제 분기 매출 64억2500만 달러, 순이익 15억6000만 달러를 발표한 뒤 오늘 주가가 3.68% 뛰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 3% 감소했지만, 월가 예상보다 좋습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죠.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65억1000만 달러를 제시했는데 역시 컨센서스인 58억6000만 달러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콘퍼런스 콜에 나선 브라이스 힐 CFO는 "메모리 시장의 지표나 추세는 부정적이거나 평평하며 지금 시점에서 추세 전환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에는 중요한 경제 데이터도 많이 나옵니다. 7월 기존 주택 판매, 신규 주택 판매 수치가 나옵니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급등한 만큼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내구재 주문은 산업 활동이 어떤지 알려주겠지요.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1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게 경제를 구할 수 있냐 하는 건 다른 문제이지 만요.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습니다. 오늘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의 향후 3개 분기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씩 올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전망치는 0.1%포인트 높은 2.0%로 제시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좋다 보니, 증시 조정이 이어진다 해도 깊지는 않을 것이고 연말 이전에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저항선으로는 지난 10월부터 상승률의 38.2%를 되돌린 4200선, 혹은 4142선에 걸쳐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하비 전략가는 "우리는 약간 더 하락하겠지만 10년물 수익률은 이번 사이클 고점에서 35bp 정도 내려오고 S&P500 지수는 우리의 연착륙 목표 주가 4420보다 약간 낮은 데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대한 '뉴스에 팔아라' 반응은 단기 주식 시장의 바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