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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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30년 만기 고정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해 2001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으면서 모기지 금리도 영향을 받은 결과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리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단이 연 5.75%가 되고,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미국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두 금리 간 격차는 1930년 대공황 수준으로 벌어지게 된다.

○미국 모기지 금리 연 7% 돌파

17일(현지시간)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의 집계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 평균은 연 7.09%다. 전주(6.96%)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1년 말 이후 최고치다.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는 미국의 주택 구매자 사이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상품이다.

미국부동산협회(NAR)의 로런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가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4.2%를 넘어갈 경우 모기지 금리는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2007년 이후 처음 연 4.3%를 넘어섰다.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25~5.50%까지 올린 Fed는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이어가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으면 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이를 반영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서다. 일례로 지난 15일 나온 미국의 7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7%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0.4%)를 크게 웃돌았다.

○“국채 스프레드 대공황 수준”

전문가들은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와 10년 만기 국채 간 스프레드가 약 3%포인트로 ‘매우 이례적인 수준’으로 벌어진 데 주목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어서다. 크리스 데리티스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스프레드 평균은 1.75%포인트 정도인데 현재는 대공황이나 1980년대 초 경기 침체기와 같은 수준”이라고 했다. 1981년에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연 18%까지 상승했다. 당시 인플레이션율은 10.3%였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어 향후 모기지 금리 상승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셀마 헵 코어로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미국 인플레이션율은 3.2%에 불과하다”며 “1980년대 초 인플레이션 급등 상황과는 달라 모기지 금리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진정되면 Fed가 금리를 인상할 유인도 약해진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보다 고용시장 상황이 미국 부동산시장에 중요하다고 본다.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 주택 매매는 급감하겠지만, 고용이 얼어붙지 않는 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데리티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수요가 줄어 실업률이 상승하면 주택 압류가 증가하면서 주택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