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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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의료기기·의류·화장품·카지노주 등 중국 관련 소비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주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을 계기로 급등한 테마주들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종목별로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테마주·ETF 동반 하락

17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3.07% 하락한 12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 3.42%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그룹 지주사인 아모레G도 이틀간 8.1%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을 전면적으로 허용한 지난 10일 하루 동안 각각 7.76%, 20% 올랐다. 같은 날 한국화장품코리아나, 리더스코스메틱, 토니모리, 잇츠한불, 제이준코스메틱, 마녀공장 등 10개 화장품주도 장 초반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소위 ‘유커’(중국인 관광객) 테마로 부상한 이들 화장품 종목은 이날 줄줄이 하락했다.
유커 특수 물거품 되나…화장품·카지노株 울상
중국 의료관광 및 대중 수출 증가가 기대됐던 의료기기 업체들도 약세를 보였다. 치과 의료기기업체인 디오의 주가는 이날 2.62% 떨어졌다. 바텍(-1.83%), 덴티움(-0.56%) 등도 동반 하락했다. 이들 종목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수출 기대감이 커졌던 의류 분야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예상됐던 카지노업종도 하락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급랭할 경우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감성코퍼레이션(-5.45%), F&F(-1.31%), 더네이쳐홀딩스(-1.85%) 등 의류업체와 파라다이스(-3.48%), GKL(-2.86%) 등 카지노업체가 동반 하락했다.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약세였다. ‘TIGER 화장품’은 2.54%, ‘TIGER 중국소비테마’는 2.04% 떨어졌다. 중국 소비주 비중이 높은 ‘VITA MZ소비액티브’도 1.54% 하락했다.

○실적 개선된 종목은 저가 매수 기회

중국 관련 테마주 투자심리는 당분간 위축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부동산 위기, 경기 침체, 고용 불안 등 거시경제 지표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다만 실적 성장세가 뚜렷한 기업은 저가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를 들어 의료기기업체 중에서 임플란트를 수출하는 덴티움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고령화 등으로 중국 내 임플란트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화장품업체 중에선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인디브랜드’로 불리는 중소형 업체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중국 섹터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현 시점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며 “실적이 우상향하면서 앞으로 중국 정부가 내놓을 경기 부양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이 우선 투자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