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증시는 실적 빅위크를 앞두고 개장 초 소폭 상승했다. 국채 금리는 소폭 오르고, 약세를 이어온 달러는 소폭 올랐다. 중국의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원유는 내렸다.

개장 전 뉴욕 연은에서 발표한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는 1.10을 기록했다. 예상은 -4.30과 달리 향후 경기 확장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지표가 나왔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크면 뉴욕의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인 7.3%를 크게 하회했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0.8% 증가해 예상치인 0.5%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5.2%로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급등했다.

중국의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월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내렸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기존의 전망치인 5.5%를 5%로 수정했다. 모건스탠리는 5.7%에서 5%로 내렸고, 노무라도 5.1%로 하향했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 소식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세를 연출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 곡물 수출을 보장하던 협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식량난 우려가 커지면서 밀 선물가격 등이 급등했다. 향후 러시아가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등 '식량 무기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생산 시작..실적 '빅 위크', 빅테크에 쏠린 눈[정소람의 미나리]
종목 중에서는 사이버트럭 생산에 들어간 테슬라가 강세였다.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첫 생산에 들어갔으며 150만대의 사전 예약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첫 인도는 9월로 전망된다.

이날 포드는 사이버트럭의 경쟁 차량으로 꼽히는 포드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가격을 6000~1만달러 할인하겠다고 발표했다. GM, 리비안 등 경쟁 차량을 만드는 다른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약세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콜오브듀티'를 소니에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명품주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리치몬트의 1분기 미주 매출이 4% 가량 내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수요 악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중국내 소비 부진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LVMH, 에르메스 등 명품주들이 일제히 내렸다.

제약주 중에서는 트랜스세틴아밀로이드심근증 치료제 3상에 성공한 브릿지바이오파마(BBIO), 알츠하이머 치료제 1상에 성공한 아큐멘제약(ABOS)가 급등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츄이, 옐프, 애플, 뉴욜멜론은행, 온홀딩, 발볼린, 바이두, 치폴레 등에 대해 긍정적 보고서가 나왔다. 반면 펩시코, AT&T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제시됐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